정부의 ‘경찰 통제’ 움직임에 김창룡 경찰청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경찰 반발이 ‘경란’(警亂)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정부가 ‘민주적 통제’를 말하면서, ‘민주적 절차’는 안 밟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일선 젊은 경찰들의 반발이 거세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김창룡 청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사실상 경찰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수위의 반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청장은 그간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 방안 등을 두고 “경찰법 정신이 존중돼야 한다” “민주성·중립성·책임성이라는 경찰제도의 기본정신을 담지 못했다” “헌법의 기본원리인 법치주의가 훼손될 수 있다”며 점점 비판 수위를 높여 왔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의 표명은 일련의 반발 중에서 가장 강력한 조치”라고 말했다.
경찰 안에서는 특히 민주적 여론 수렴 절차 없이 ‘시행령 개정’ 등으로 일방적으로 경찰 통제안을 강행하는 것에도 높은 수위의 불만이 나온다. 행안부가 경찰을 통제하려면 입법 절차를 거쳐 법을 바꾸는 게 맞는데, 시행령 카드를 꺼낸 건 여소야대 국면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행안부는 이날 발표한 경찰 통제안에서 뒤늦게 “토론회, 기자간담회,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적극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일선 경찰의 불만 역시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 주말 새 경찰 내부 게시판인 ‘폴넷’에는 “분신이라도 해야 되느냐” “근조리본을 달자”는 과격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다만 지휘부의 대응이 늦었다는 인식 아래, 경찰 지휘부에 대한 비판도 동시에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우려했던 일 대부분이 현실화됐다”며 “자문위 안이 학자들의 안이라고 대응 안 할 게 아니라, 그때부터 적극 나섰어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