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용맹이1 이현 글│국민지 그림 비룡소

어린이가 조금씩 분량이 있는 책을 원한다면 어떤 작품으로 건너가는 것이 좋을까. 유년기의 독자들은 글자 읽기에 적응하면서 줄거리가 복잡하고 여러 명의 인물이 나오는 동화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아직 긴 글을 수월하게 읽지 못한다면 삽화의 도움을 넉넉하게 받는 유년동화가 디딤판이 된다. 너무 길지 않은 분량으로 문장 읽기의 호흡을 익히고 인물들의 심리를 헤아리는 법을 배운다. 간소하지만, 구조를 갖춘 문학의 매력을 경험하는 것이다.

특히 여러 권에 걸쳐 동일한 설정이 이어지는 시리즈 동화는 유년기 독자에게 효능감과 성취감을 안겨준다. 이야기 바탕에 익숙해지면 다음 권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시리즈를 완독하면 만족감이 크다. 얇은 책 몇 권을 독파하면서 서서히 문학에 대한 두려움을 거둔다.

‘푸른 사자 와니니’로 독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는 이현 작가의 ‘오늘도 용맹이1’은 시리즈 동화다. 반려견 용이가 주인공이며 첫 권에서는 기본 배경을 설명하고 뒤늦게 한 식구가 된 강아지 맹이와 용이가 충돌하며 서로에게 적응하는 과정을 다룬다. 두 강아지를 키우는 아홉 살 언니나 아빠는 서사에서 조금 물러서 있다. 다음 권부터는 이들의 활약도 볼 수 있을 듯하다.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내던 용이에게 맹이는 굴러들어온 돌이다. 질투심과 걱정과 억울함으로 범벅이 된 용이의 속마음이 솔직하게 그려진다. 용이의 마음은 동생을 갖게 된 어린이들과도 닮았다. 사건제조기 맹이의 숨은 사연을 알고 나면 개의 상처와 인간의 상처는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국민지 작가가 그린 사랑스러운 용맹이 캐릭터는 이 시리즈의 순항을 예고한다. 이현 작가가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강아지 남순이가 용이의 모델이라고 한다. ‘악당의 무게’에서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묵직하게 다뤘던 이현 작가가 순하게 풀어갈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84쪽, 1만1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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