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시 한 번 세계가 놀랄 성과를 내놓았다. 지난달 30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세계 1위인 대만 TSMC보다 빨리 3나노 초미세 공정 기반의 반도체 양산에 들어갔다고 발표한 것이다. 1나노(nm·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 미터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 정도다. 삼성은 기존 핀펫 기술 대신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기술도 세계 처음으로 적용했다. 이에 따라 소비전력은 45% 절감하고 성능은 23% 향상되며 면적은 16% 축소됐다.

TSMC는 현재 4나노를 생산하고 있고, 올 하반기에나 3나노를 양산한다는 계획이었다. 삼성은 부동의 1위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이어 현재 2위인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정상에 오를 튼튼한 기반을 구축했다. 그러나 이런 ‘초격차’를 이룬 이면을 보면 피 말리는 첨단 기술 전쟁의 실상을 알 수 있다. 삼성 스스로 “초미세 공정에서 지속적으로 TSMC에 6개월∼1년 뒤졌다. 한 번이라도 1등 하는 경험이 필요했다”고 실토했다. TSMC 측은 2025년 GAA 기술을 적용한 2나노 공정의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고객 및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확보, 반도체 수율(비불량률) 높이기 등의 경쟁도 치열하다. 잠깐 방심하면 순식간에 뒤처지게 된다.

삼성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유럽 등 자유 진영 국가들도 한국을 더 든든한 우방으로 존중할 것이다. 기술 초격차를 선점하고 유지하는 것은 해당 업체 차원을 넘어 국가적 대사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전폭 지원 약속이 말에 그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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