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환 25주년에 시진핑 정권 겨냥

1일 홍콩의 중국 반환 25주년을 앞두고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시진핑(오른쪽 두 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홍콩 카오룽시 역에 도착해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시 주석이 중국 본토를 벗어난 것은 지난 202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 관영 중앙(CC)TV 캡처
1일 홍콩의 중국 반환 25주년을 앞두고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시진핑(오른쪽 두 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홍콩 카오룽시 역에 도착해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시 주석이 중국 본토를 벗어난 것은 지난 202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 관영 중앙(CC)TV 캡처



박준희 기자,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홍콩의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지 꼭 25년을 맞아 1일 현지에서 기념식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세계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홍콩 정책을 연이어 비판하고 나섰다.

미 백악관 측은 30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홍콩의 민주주의를 해체했다고 비판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통해 “(주권 반환) 25주년은 영국·중국 공동선언에서 약속한 ‘50년 자치’의 중간 지점”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은 홍콩 민주주의 제도의 해체, 사법부에 대한 전례 없는 압력, 학문과 문화·언론의 자유에 대한 억압, 수십 개 인권 단체와 언론사의 해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홍콩의 국가보안법과 관련, “제정 2주년인 국가보안법의 공격적인 집행으로 유의미한 야당과 반대파는 말살됐다”며 “그 결과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홍콩의 정치인은 감옥에 있거나 재판 중이거나 해외로 망명했다”고 비판했다.

왓슨 대변인은 또 “중국의 대(對)홍콩 정책은 홍콩의 국제적 자신감의 근간이었던 제도와 규칙, 시스템을 뒤흔들어 놨다”며 “이런 제도와 규칙, 시스템은 그동안 홍콩이 경제적 허브로 역할 하는데 토대가 돼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홍콩의 지도자가 기본법에 규정된 대로 인권 보호와 홍콩 국민의 자유를 존중할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7월 1일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프레임워크에 따라 약속된 50년간의 자치 기간의 중간 지점”이라며 “그러나 홍콩과 베이징 당국이 이런 비전의 한 부분으로 민주적 참여와 근본적 자유, 독립적인 언론을 보지 않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2019년 홍콩 주민들은 논란이 있던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는데 중국 당국은 이에 국가안보법으로 대응했다”며 “이 법은 지난 2년 간 홍콩 주민의 권리와 자유를 해체하고 자치권을 침식하는 토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홍콩 사람들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직접 나서 중국이 25년 전 홍콩 주권 반환시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존슨 총리는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영국이 1997년 홍콩을 반환한 후 중국이 ‘일국양제’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영국과 중국은 1984년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에서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50년 동안 고도의 자치와 함께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존슨 총리는 “홍콩인들의 권리와 자유, 홍콩의 계속되는 진보와 번영이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영국은) 홍콩을 포기하지 않고 25년 전에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중국이 약속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해서 홍콩이 홍콩인에 의해, 홍콩인을 위해 통치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 주석은 30일 홍콩을 방문, “‘일국양제’가 지속되는 한 홍콩의 미래는 밝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홍콩을 찾은 건 5년 만이고,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중국 본토 밖으로 나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이날 오후 전용 열차 편으로 홍콩 카오룽서 역에 도착했다. 도착 직후 시 주석은 연설에서 “홍콩이 한동안 중대한 시험을 이겨냈고 일련의 위험과 도전을 극복했다”며 “비바람을 겪은 후 홍콩은 고통을 견디고 다시 태어났고, 왕성한 생기를 띠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에서 2019년 반정부 시위 후 홍콩의 일국양제가 무너졌다고 비판하는 것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박준희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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