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경찰 통제’ 논란이 연일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일선 경찰들이 4일부터 단식 및 삭발식 등을 진행하며 반대의 뜻을 전하기로 했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민관기(경위) 충북청주흥덕경찰서 직장협의회장 등 4명의 일선 경찰은 오는 4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 앞에서 삭발식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 경위는 이날 배포한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에서 “지금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안 발표로 인해 민주경찰 역사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며 “모든 조직이 인사에 매우 민감하지만 경찰의 경우 고위직 비율이 낮고 퇴직 후 변호사로 진출이 가능한 검사와도 처지가 다르기에 인사에 매우 취약한 특성이 있다. 그러다 보니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을 직접 통제하는 것만으로도 경찰은 자연스럽게 정권의 눈치를 보게 되고, 개별 수사에도 정권의 입김이 미칠 우려가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민 경위는 또 “이는 지난 1987년 고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으로 얻어진 경찰의 독립성·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며 이는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국민이 이룬 역사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민 경위는 오는 5일부터는 세종시 행정안전부 청사 앞에서 단식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국 단위경찰서 직장협의회장 등 매일 3명씩 삭발하는 ‘릴레이 삭발’도 예정돼있다.
지난 달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 권고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이상민(왼쪽 사진) 행정안전부 장관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는 김창룡 경찰청장. 김호웅 기자·연합뉴스
앞서 행안부는 지난 27일 경찰업무 조직 신설과 경찰제도발전위원회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경찰 통제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당시 브리핑에서 “최근 경찰 권한이 급격하게 확대·강화돼 경찰의 관리체계 개편과 수사역량 강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며 “행안부마저 경찰이 알아서 잘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면서 손 놓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행안부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창룡 경찰청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경찰 반발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김 청장은 사의 당시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 사회는 경찰의 중립성과 민주성 강화야말로 국민의 경찰로 나아가는 핵심적인 요인이라는 교훈을 얻었다”며 “권고안은 이러한 경찰제도의 근간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