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더는 TV 의존 어렵다” 콘텐츠 투자·자체 브랜드 출시 라이브커머스 제작대행 등 분주
‘51 대(對) 49.’
지난해 국내 홈쇼핑 업계가 TV 방송 매출과 온라인, 모바일 등 TV 밖에서 거둔 매출의 비율이다. 업계에서는 홈쇼핑하면 TV가 떠오를 정도로 TV 방송을 주력으로 성장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TV에 의존하기 어려운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말이 나온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4일 “근본적으로 TV의 영향력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했다.
홈쇼핑 업계가 ‘탈(脫)TV’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콕’ 문화가 확산하면서 짧은 특수를 누렸다. 하지만 최근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으로 오프라인 소비가 늘자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일종의 ‘자릿세’인 송출 수수료마저 치솟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체들은 이에 따라 온라인 역량을 강화하고 상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는 등 새로운 출구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의 ‘2021 TV홈쇼핑 산업 현황’을 보면, 지난해 국내 7개 TV홈쇼핑 업체의 전체 매출액(5조8551억 원)에서 방송 매출액(3조115억 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51.4%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방송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63.7%를 차지했던 것에 비해 TV 방송의 영향력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지표로 풀이된다.
반면 홈쇼핑 업체들이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채널을 배정받고 내는 송출 수수료는 급증하고 있다. 7개 TV홈쇼핑 업체들이 낸 송출 수수료는 2017년 1조2963억 원에서 지난해 1조8074억 원으로 40%가량 증가했다. 방송 매출액에서 송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39.4%에서 60%로 치솟았다.
이처럼 TV 방송의 사업성이 떨어지자 홈쇼핑 업체들은 TV 밖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미디어커머스’ 회사로의 도약을 선포하고 지식재산권(IP) 콘텐츠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에 250억 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가상인간이나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활용한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자체 골프웨어 브랜드 ‘바스키아 브루클린’을 지난 4월 론칭했다. 바스키아 브루클린은 TV 방송이 아닌 온라인 패션 플랫폼과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GS샵은 라이브커머스(실시간 온라인 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 제작 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라이브커머스 경험이 없는 기업에 촬영 장비나 공간을 빌려주고 방송 제작도 대신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TV홈쇼핑의 경쟁자는 다른 홈쇼핑사가 아닌 이커머스 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