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삭발식이 열렸다. 행정안전부의 경찰 직접 지휘·통제방안과 관련, 경찰의 노조 격인 직장협의회가 주도한 반발성 시위였다. 직협은 행안부가 ‘경찰국 신설을 철회할 때까지’ 세종 행안부 청사 앞에서 릴레이 삭발식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내부에서는 직협의 ‘세 과시성’ 시위가 적절한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 공무원들이 대안 모색에 중점을 두는 방식이 아닌, 삭발식 등 퍼포먼스 위주로 시위를 이어나가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이다. 당장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지난 5일 “(문제는) 일선 경찰의 반발이 아니라 직협의 정치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일선 경찰과 직협을 분리 대응하며, 직협에 대한 직접 견제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직협이 강경한 목소리를 내면 낼수록 요구사항이 정부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은 갈수록 적어지는 ‘모순’이 벌어질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경찰청 한 관계자는 “초기 직원의 목소리 전달은 좋았지만, 이젠 투쟁을 위한 투쟁으로 변질된 것 아닌가”라며 “‘강경 일변도’ 시위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이 많다”고 말했다.

직협의 ‘과대 대표성’ 문제도 대두하고 있다. 2020년 설립된 직협은 전체 경찰관 13만여 명 중 5만4000여 명(41%)만이 가입돼 있다. 또 직협은 근무환경 개선 등을 경찰청과 협의할 수 있어 노조 전 단계 단체로 분류되지만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은 없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직협이 대다수 경찰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차기 경찰청장에 내정된 윤희근 경찰청 차장은 최근 직협의 활동과 관련, “경찰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하지만, 국민에게 더 큰 우려를 드리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윤 내정자의 말에 적지 않은 국민·경찰들이 공감하고 있다. 경찰 내부 반발과 정부의 경찰 통제 움직임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윤 내정자만큼이나, 일선 경찰관들의 합리적이고 열린 자세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송유근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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