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2019년도에 지인 소개로 만났어요. 여름이라 차가 있는 남편이 배려 차원에서 집 앞으로 저를 데리러 왔습니다. 차에서 인사를 나눈 뒤 근처 카페로 이동했죠. 운전대를 잡은 남편의 가녀린 팔목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예쁘다고 느꼈습니다. 호감이었죠. 차에서 내리고 보니 두 사람 모두 똑같이 흰 티에 연한 청색 바지를 입고 있었어요. 첫 만남에서부터 커플룩을 입은 우리가 운명인가 싶었어요.
집이 가까웠던 저희는 동네 족발집에서 술을 마셨어요. 그날 제가 무슨 호기인지 “인당 3병씩은 먹어야죠”라고 말하곤 계속 술을 시켰죠. 저는 그날 일에 대한 기억이 전혀 안 나는데 남편은 제가 안기고 뽀뽀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일로 남편은 고백하면 받아주겠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해요.
저희는 둘 다 ‘귀가 얇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즉흥적으로 주말 여행하는 걸 좋아하고요. 하루는 SNS에서 전남 순천에서 웨딩박람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가봤어요. 결혼 이야기를 자주 나누던 찰나에 재밌을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했죠. 그런데 “내년 식장 예약이 빨리 마감되고 있다”는 플래너님의 한마디에 마음이 급해졌어요. 지금 계약하지 않으면 결혼을 못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죠. 결국, 그 자리에서 웨딩 업체 계약을 했습니다. 돌아보면 아찔합니다. 좋게 말해 실천력이 좋은 커플인데요. 그 덕분에 하루라도 더 빨리 행복한 부부가 될 수 있었네요.
저희는 지난해 10월에 결혼식을 올렸어요. 매주 집들이를 하고 있는데, 둘이 청소를 다 끝내고 신혼집에 누워 있으면 정말 행복합니다. 이런 소소한 행복을 남편과 평생 누리고 싶어요.
“자기,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할 우리의 미래가 기대된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하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