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실 항의 방문…‘친인척 채용·민간인 해외순방 동행’ 규탄

“사태 전말 밝히고 사과하라”
국회 운영위서 진상조사 예고

더불어민주당이 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친인척 채용과 민간인 해외 순방 동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사과를 촉구했다. 야당이 윤 대통령 취임 두 달여 만에 대통령실 청사 항의 방문에 나선 것으로 국회 운영위원회를 통한 진상조사를 예고하는 등 취임 초부터 공세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원내대표단 및 의원 30명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가운영체계를 무너뜨린 비선 외교 사태의 전말을 소상하게 밝히고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대통령 해외 순방에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배우자 신모 씨가 동행한 것에 대해 “공직에 임명되지 않고 단지 최고 권력자와의 친분을 내세워 공무를 좌우하는 것, 그것이 바로 비선으로 어쩌다가 대한민국의 정상외교가 무자격자의 비선에 의해 농락당하게 됐는가”라며 “비선 외교에 대한 내부 지적을 묵살하고 이 비선을 대통령전용기에 탑승시켜 동행케 한 책임자는 누구인지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과 8촌 친척인 최모 씨가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에 관해서도 “대통령실의 친인척 채용 실태를 전수 조사해 밝히고 채용 경위를 소명하라”며 “권력 사유화 실태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은 “이 사람들이 진짜 나하고 가까운 비선 실세라는 것을 아주 지능적으로 알려주는 대단히 유능한 국정농단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맹폭했다. 민주당은 국회가 정상화하는 대로 운영위를 열어 전면적인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진 원내수석은 “국회가 진상조사에 나서기 전에 윤 대통령의 자진 소명과 사과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