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필리핀 말라카낭 궁에서 열린 이멜다 마르코스의 93번째 생일파티에서 발언하고 있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가운데) SNS 캡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취임 직후 필리핀 대통령궁에서 ‘사치의 여왕’으로 불리는 모친 이멜다의 호화 생일파티를 연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해당 행사를 “우리 어머니는 93세로 늙었기 때문에 파티라기엔 좀 그렇고, 그저 작은 모임이었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온라인상에 파티장 댄스 영상과 고급 만찬 메뉴 사진 등이 퍼지면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필리핀 말라카낭 궁에서 열린 이멜다 마르코스의 93번째 생일파티 SNS 캡쳐
7일 CNN 필리핀 등 필리핀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취임 이틀째인 지난 2일 필리핀 대통령궁인 말라카낭궁 국빈 만찬장에서 연 이멜다의 생일파티 논란에 대해 “우리는 가족과 친구들을 불러 단지 작은 모임을 가졌을 뿐”이라며 “나도 어렸을 때 말라카낭궁에서 생일 파티를 열곤 했는데, 왜 그러면 안 되냐”고 되물었다. 마르코스의 맏아들인 마이클 마노톡 변호사 역시 본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손자들이 말라카낭궁을 처음으로 방문하기 위해 모두 옷을 차려 입었어요! 생일 축하해요, 엄마 멜디(이멜다의 애칭)!”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2일 필리핀 말라카낭 궁에서 열린 이멜다 마르코스의 93번째 생일파티 메뉴SNS 캡쳐
온라인상에 공개된 이멜다의 생일 파티 현장에는 명품 옷을 차려입은 수십 명의 참석자들이 전채요리, 뷔페, 조각 케익, 디저트가 포함된 고급 코스 요리 메뉴를 즐기고, 샹들리에 아래서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행사장 맨 앞에는 젊은 시절 이멜다의 사진들을 합성한 대형 간판이 설치돼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멜다의 생일파티가 과거 마르코스 일가의 부정부패를 떠올리게 한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멜다는 ‘필리핀 최악의 독재자’라고 불리는 남편 마르코스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말라카낭궁에서 국민 세금을 횡령해 명품을 사는 등 호사스러운 생활을 누린 것으로 유명하다. 논란이 확산하며 말라카낭궁 출입기자들이 관련 자료와 해명을 요청하자 필리핀 대통령궁 관계자는 “우리는 공공의 이익·복지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만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며 관련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