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피격을 당하기 직전 참의원 선거 유세 연설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연설 도중 괴한에게 두 차례 총격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연합뉴스·AP·교도통신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참의원 선거 유세 도중 총에 맞아 숨진 가운데 일본의 유명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이날의 사건을 사전에 암시한 듯한 글이 발견돼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 ‘범행 예고 아니냐’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온라인커뮤니티 ‘5채널’(5ch, 과거 2ch)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9분쯤에 한 단락의 글이 게시됐으며, 해당 글에는 이번 아베 전 총리 사건과 연관성이 의심되는 내용이 담겨 있다. 5채널에서 일본 NHK에 관한 대화를 이어가는 게시판에 496번으로 올라온 해당 글은 “오늘 금요일, 모처에서 큰 사건이 일어난다. 그 일이, 특정 정당에 있어 순풍이 된다. 순풍은 약해지는 일 없이 투개표일에 돌입한다. 그런 것 같은 꿈을 꿨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을 작성한 아이디는 해당 게시판에 한번 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8일 오전 일본 온라인커뮤니티 ‘5채널’의 한 게시판에 ‘금요일인 오늘 큰일이 일어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와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 용의자가 범행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5채널 캡처
이 같은 내용이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나라(奈良)현 나라(奈良)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를 벌이던 아베 전 총리가 총격에 쓰러진 사건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현지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해당 글에서는 ‘참의원 선거’와 연관되는 “투개표일”이 직접 언급되고, “큰 사건이 특정 정당에 순풍이 된다”고 한 점도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으로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에 대한 동정론과 지지층 집결이 이뤄질 것이란 현지 정치권 및 언론의 분석과 맥락이 이어진다.
이후 사건이 벌어지고 난 뒤인 오후 1시 30분쯤에는 또 다른 아이디로 ‘내가 496번(글 작성자)이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883번으로 올라온 이번 글에서 작성자는 아베 전 총리 사건과 496번 글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내가 꾼 꿈은 ‘어떤 후보가 맨몸으로 연설을 해서 인터넷에서 소란이 일었다’ 같은 쓰잘 데 없는 것이었다. 아베 씨의 목숨이 무사하길 기원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해명성 글을 올린 아이디는 해당 게시판에서 여러 차례 등장한다.
8일 오후 일본 온라인커뮤니티 ‘5채널’의 한 게시판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한 총격 ‘범행 예고’ 논란이 일자 해당 글을 자신이 썼고 실제 범행과는 무관하다는 취지의 해명성 글이 재차 올라왔다. 5채널 캡처
범행 예고 논란과 해명성 글이 반복됐지만, 해당 게시판 이용자들은 사실상 ‘496번’ 글에 대한 의심을 지우지 않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 글, 범인일 가능성 없는가?” “범인 발견” “(수사기관에) 통보하겠다” “496번 글, 데쓰야인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논란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