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등도 개최…러시아 장관과 조우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지난 7~8일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한·중,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각각 갖는 등 밀도 있는 일정을 소화하며 윤석열 정부의 ‘가치외교’ 기조를 국제사회에 설파했다.

9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번 G20 외교장관회의 관련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뒤 이날 귀국했다.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로 인한 전 세계의 에너지·식량 위기, 기후 변화 문제 등에 대해 G20 국가와 뜻을 함께하며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중국이 모두 참가하면서 진영 간 대립구도가 포착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이 전날(8일) 개막식 현장에 도착해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과 악수하자 누군가가 "왜 전쟁을 멈추지 않느냐"고 소리쳤다. 서방과 중·러 간 갈등 상황을 반영하듯 이번 회의에는 단체 사진 촬영이 없었고 공동성명도 나오지 않았다.

취임 후 첫 다자 외교 무대에 나선 박 장관은 지난 7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 재설정 가능성을 모색했다. 박 장관은 왕 부장에게 "한·중 양국이 상호 존중과 신뢰를 쌓으면서 평등하게 협력하는 좋은 동반자가 돼야 다가올 미래 30년도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윤 정부의 대중 정책에 관심을 표하며 "우리는 중요한 발전 기회에 직면하고 있으며 동시에 함께 다뤄야 할 현실적 도전도 있다"고 언급했다. 미·중 경쟁 속 윤 정부의 한·미 동맹 강화 기조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날 이뤄진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는 북한에 대한 공동의 대응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한편, 박 장관은 지난 7일 발리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G20 외교장관 환영 리셉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과 마주쳐 잠시 대화를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박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에게 우크라이나 사태로 한·러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임을 거론하고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교민과 기업에 피해가 있어선 안 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전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 일본 측에 위로의 말을 전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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