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시행사들도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종합솔루션 프로바이더(제공자)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주거 중심의 최첨단 시공력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를 뛰어넘어 스마트 디벨로퍼로서 거듭날 것을 시대는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튀르키예(터키) 차나칼레 대교는 그런 의미에서 좋은 본보기다. 한국 건설사가 우리 기술과 국산 자재로 세계 최장·최대의 현수교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문화일보는 ‘건설 한류’를 넘어 ‘K-건설’의 미래와 건설 산업의 도약을 위해 ‘빌드업코리아 2022-글로벌 건설 디벨로퍼 시대 열자’ 기획시리즈를 연재한다.

유라시아 랜드마크 다리인 튀르키예(터키) 차나칼레 대교를 완공·개통한 DL이앤씨를 비롯, 한국 건설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건설 한류’를 넘어 종합 디벨로퍼로서 ‘K-건설’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사진은 우리나라 기술과 국산 자재로 완성한 세계 최장 현수교인 차나칼레 대교의 웅장한 위용. DL이앤씨 제공
유라시아 랜드마크 다리인 튀르키예(터키) 차나칼레 대교를 완공·개통한 DL이앤씨를 비롯, 한국 건설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건설 한류’를 넘어 종합 디벨로퍼로서 ‘K-건설’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사진은 우리나라 기술과 국산 자재로 완성한 세계 최장 현수교인 차나칼레 대교의 웅장한 위용. DL이앤씨 제공


■튀르키예 ‘차나칼레 대교’ 완성 DL이앤씨

총 48개월 동안 3563m 완성

주탑 간 거리 2㎞ 한계 극복

日 기술력 제치고 ‘세계 1위’

수주·조달·시공 등 모두 맡아

강판·케이블·부속 자재까지

국내협력회사 제품들로 공급

대형 태풍도 이겨낼 안전성

美 대표 건설잡지 표지 장식


지난 3월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튀르키예의 ‘차나칼레 대교’ 개통 현장. 세계적인 랜드마크 교량 개통식에 맞게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등 국내외 귀빈들이 참석, 세계 최장 현수교의 웅장한 모습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12일 DL이앤씨에 따르면 2018년 4월 착공해 총 48개월 동안의 공사 끝에 당당한 위용을 드러낸 차나칼레 대교는 총 길이가 3563m로 주탑과 주탑 사이의 거리인 주경간장(主徑間長)이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懸垂橋·케이블로 도로 상판을 지탱하는 다리)다. 현수교는 ‘하늘과 바다 사이의 평행선’ ‘철로 만든 하프’ 등으로 불리는 특수교량으로 시공 및 설계 기술 난도가 가장 높다. 차나칼레 대교는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다르다넬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차나칼레주의 라프세키(아시아 쪽)와 겔리볼루(갈리폴리·유럽 쪽)를 연결한다. 주경간장의 길이는 튀르키예 공화국 건국 100주년인 2023년을 기념해 2023m로 설계·완공됐다. 특수교량 시장에서 기술적 한계로 여긴 주경간장 2㎞를 넘은 최초의 현수교다. 현수교의 기술력은 주경간장의 길이가 결정하는데 이전까지 세계 1위는 1998년 준공한 일본 아카시 해협 대교(주경간장 1991m)였다.

차나칼레 대교는 건설 한류를 넘어 ‘K-건설’이 완성한 신화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다.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 등 한국 건설회사의 기술과 국산 자재로 완성했고, 24년 만에 일본을 제치고 현수교 세계 1위 자리를 꿰찼기 때문이다. 이동희 DL이앤씨 토목사업본부장은 “이순신대교(전남 여수∼광양)를 통해 세계에서 6번째로 현수교 기술 자립을 완성한 회사가 불과 10년 만에 세계 1위 현수교를 성공적으로 개통, 세계 건설업계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차나칼레 대교 프로젝트는 2017년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팀 이순신’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 일본을 제치고 수주했다. 현수교 기술 자립화에 성공한 DL이앤씨의 기술력과 SK에코플랜트의 시공·사업관리 역량이 수주의 원동력이 됐다. 두 회사는 건설·운영·양도(BOT) 방식의 민관협력사업인 차나칼레 대교 프로젝트를 통해 단순 시공사에서 벗어나 사업 발굴 및 기획부터 금융조달·시공·운영까지 담당하며 고부가가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디벨로퍼로 자리매김했다.

팀 이순신에는 국내 기업이 참여해 약 1억8000만 유로(약 2433억 원) 규모의 협력회사 매출 창출과 세계시장 진출 기회를 마련했다. 포스코는 주탑과 상판 제작에 사용되는 약 8만6000t의 강판을 공급했다. 고려제강은 케이블 제작을, 삼영엠텍은 주 케이블 부속 자재 등을, 관수 E&C와 엔비코는 케이블 가설공사를 맡았다. 티이솔루션은 현수교 주탑의 진동 제어장치를 포함한 제진장치를 공급했다.

차나칼레 대교는 크기와 규모만큼 투입한 자재의 양도 어마어마한 규모다. 약 1만7000명의 인력이 263만430일의 시간을 들여 완공했다. 아파트 2247가구를 지을 수 있는 21만3448㎥의 콘크리트가 사용됐다. 또 1t 트럭으로 3만5000대가 넘는 철근과 A380 기종 항공기 154대를 제작할 수 있는 강판이 투입됐고, 케이블을 구성하는 강선 길이는 16만2000㎞였다. 이는 지구(약 4만㎞)를 약 4바퀴 도는 거리에 해당한다.

차나칼레 대교 주탑은 높이 334m의 철골 구조물이다. 일본 아카시 해협 대교의 주탑(298.3m), 프랑스의 에펠탑(320m), 일본의 도쿄타워(333m)보다 높다. 주탑은 속이 빈 사각형 상자 모양의 블록을 마치 레고블록을 쌓아 올리듯이 설치됐다. 블록은 국내에서 생산된 강철판으로 현장에서 제작했다. 케이블은 1960㎫(메가파스칼)급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인장(引張)강도(케이블이 끊어지기 직전까지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를 가진 직경 5.75㎜ 초고강도 강선(1가닥이 5.1t의 하중을 지지)이 쓰였다. 케이블 하나의 직경은 881㎜로 일반 승용차 6만여 대의 무게에 해당하는 10만t의 하중을 지지할 수 있다.

다르다넬스 해협의 강풍을 감안해 내풍 안전성에 최적화된 비행기 날개 모양의 유선형 ‘트윈 박스 거더(TWIN BOX GIRDER)’를 상판으로 적용했다. 풍동 실험을 진행해 세계 최고 수준인 초속 91㎧까지 견딜 수 있는 내풍 안전성도 확인했다.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5㎧일 땐 기차가 엎어지며 초속 50㎧면 콘크리트로 만든 집도 붕괴시키는 힘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차나칼레 대교는 2003년 한반도를 강타한 최악의 태풍 매미(순간 최대풍속 60㎧)가 직접 몰아쳐도 교량이 안전하게 지지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차나칼레 대교 앵커리지(다리 양 끝에서 케이블의 힘을 지지하는 구조물)는 길이 92m, 폭 80m 및 높이 50m의 콘크리트 구조체로 약 4만t에 달하는 케이블의 장력을 지지하고 있다. 부피 15만2700㎥, 약 38만t 무게의 콘크리트가 투입됐다. 다리 주탑을 지지하는 기초인 케이슨(Caisson) 2개는 개당 무게가 6만t, 높이가 47m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맞먹는 크기다. 차나칼레 대교는 건설 과정에서 각종 첨단 공법을 선보여 K-건설의 뛰어난 기술력을 뽐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21년 10월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건설잡지 ENR의 표지를 장식했고, 입찰 경쟁국이었던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닛케이)신문에서도 취재해 게재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탄소중립 기술력’ 전파… “EPC분야 2년내 글로벌 1兆 수주”

濠 친환경 비료제조기업과 탄소 활용·저장 사업 계약




DL이앤씨가 탄소 중립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CCUS) 사업’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CCUS는 배출된 탄소를 저장하거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다른 탄소 감축 방법에 비해 중·단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CCUS 사업의 탁월한 기술 경쟁력과 경험을 발판으로 고객들에게 탄소 중립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강력한 조력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 DL이앤씨는 지난 3월 마창민(사진 오른쪽) 대표이사가 호주의 친환경 비료 제조기업인 뉴라이저(NeuRizer)와 CCUS 설계 우선 계약 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국내뿐만 아니라 호주·북미·중동·유럽 등에서 글로벌 탄소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탄소 포집 설계·조달·시공(EPC) 분야에서 올해부터 2024년까지 국내외 누적 수주액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 공략을 통해 2025∼2027년까지 연간 1조 원의 수주 규모를 유지하고, 이후 2030년까지 2조 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DL이앤씨는 국내 최초의 탄소 포집 플랜트를 상용화한 경험과 세계 최대인 연간 100만t 규모의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플랜트 설계 능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해그린환경과 폐기물 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탄소 포집 프로젝트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서해그린에너지와 국내 최초의 탄소 네거티브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탄소광물플래그십 사업단과 탄소 광물화 원천기술 상용화를 위한 실증 플랜트 구축도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통해서 CCUS 전체 가치사슬을 완성하는 한편, K-CCUS 기술력 전파에도 나선다는 전략이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탄소 중립 실현은 기후위기 극복과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시대적 과제”라며 “차별화된 CCUS 기술력을 바탕으로 CCUS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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