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두 달이 갓 지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심상찮다. 물론 대통령제 국가인 미국의 경우에도 지지율 하락세는 일반적이다. 2차 대전 이후 박수받으며 퇴임한 대통령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정도다. 그런데 지지율 하락세보다 더 무서운 것은 하락세의 고착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참사 이후 줄곧 떨어지는 지지세를 경험하다가 최근에는 경제 악화로 인해 회복이 어려운 지경까지 이르렀다. 다만, 미국 대통령들이 주로 정책과 경제로 인해 지지율 부침을 겪는 데 비해 한국 대통령들은 국정 운영 스타일과 관련해 위기를 자초하는 경향을 보인다. 역설적으로, 한국 대통령은 스스로 지지율 반등을 끌어낼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얘기도 된다.
취임 후 두 달 동안 한·미 정상회담과 지방선거라는 대형 이벤트를 치르는 사이 윤 대통령은 신정부의 정체성을 보여줄 타이밍을 놓쳤다. 그 와중에도 인사와 소통은 새 대통령이 제출한 첫 번째 답안지였고 국민의 채점은 엄격했다.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걸고 당선된 윤 대통령인데도 인사 스타일은 여전히 과거 기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였다. 서울대 출신 자체를 문제 삼는 국민은 거의 없다. 다만, 명망을 갖추지 못한 명문대 출신을 밀어붙이는 인사가 공정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지지율 하락으로 표출될 뿐이다. 소통 스타일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소통은 자주 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게 중요하다. 부처 장관은 정책 내용만 제시하면 되지만, 대통령은 정책의 방향과 목표를 호소력과 공감 능력으로 소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선, 더는 국가와 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보수 정부 시대인 현시점이 국가 역할을 재해석하기 위한 적기다. 정치권과 유권자가 선거 때만 되면 부풀려진 희망을 서로 주고받는 사이에 포퓰리즘과 극단주의가 자리 잡게 된다. 선거 기간에 높아진 국민의 기대감은 이후 국정 운영의 제약을 깨달은 대통령이 충족시키기 쉽지 않다. 5년마다 반복되는 대통령 개인에 대한 환상을 접고 제도와 규칙을 다듬어야 할 때다.
다음으로, 국가의 범주를 줄인다는 공감대 위에 비로소 대통령은 국민 합의형 정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의 70% 정도가 찬성하는 소수 의제에 집중한다면 국민 통합은 결과물로 주어진다. 팬데믹 이후 취약해진 중산층을 위한 세금 감면, 뿌리 깊은 불공정 관행 철폐, 미·중 갈등에만 매몰된 엉거주춤 균형 외교가 아닌 한국 주도의 기술과 문화 외교는 어떨까? 거대 야당이 울며 겨자 먹기로 찬성할 수밖에 없는 정책을 발굴해 낼수록 분점정부(여소야대) 대통령의 성공 가능성은 커진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시대에 대통령 한 사람이 국가 운명을 결정하는 정치 제도가 적절한지의 논의는 여전히 분분하다. 다만, 대통령 혼자 결정하는 것처럼 보이는 ‘대통령 정치’ 역시 민주주의 틀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지지율 회복을 위해 절치부심(切齒腐心)해야 한다. 국민 합의를 끌어낼 정책을 찾아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끌어내는 소통이어야 한다. 대통령의 성공이 결국 우리 모두의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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