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첫 전기차 전용공장 착공 3조원 투입 2025년 양산 목표 10년만에 생산직 신규 채용도
위기속 ‘파업방지’ 공감대 형성 정년 연장 등 차후 논의하기로
황혜진 기자, 울산 = 곽시열 기자
2022년 임금·단체협상을 진행 중인 현대자동차 노사가 국내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과 생산·기술직 채용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글로벌 차 산업의 대격변과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의 위기 상황 돌파를 위해서는 상생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한 결과로 풀이된다. 임금 협상이 남아 있지만 의견 차이가 크지 않아 이르면 12일 임단협이 잠정 타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현대차에 따르면 노사는 11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올해 임단협 15차 교섭에서 국내 공장 미래 비전과 고용 안정 확보를 위한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마련했다. 합의서는 세계 전기차 시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 최초로 전기차 전용공장을 2023년 착공하고, 신공장 차종 이관 등 물량 재편성과 연계해 기존 노후 생산 라인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대차는 이에 맞춰 3조 원을 투자해 울산공장에 전기차 생산 전용 공장을 짓기로 했다. 2023년 착공해 2025년 양산이 목표다. 통상 연산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데 1조 원 정도의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전기차 100만 대에 달하는 대규모 전기차 공장이 신설되는 셈이다. 현대차의 신공장은 지난 1996년 아산공장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에 신공장이 건립되면 글로벌 수준의 미래형 자동차 양산공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노사는 10년 만에 생산·기술직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채용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매년 정년퇴직 등으로 2000명 이상의 생산·기술직 인력 감소가 발생하는 만큼 이를 보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노사는 내연기관차 파워트레인 부문 고용보장 방안, 산업 전환과 연계한 다양한 직무 전환 교육 등도 마련하기로 했다. 미래 신사업 관련 설명회도 매년 1회 시행하는 등 자동차 산업 환경 변화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릴 정도로 입장 차가 첨예했던 현대차 노사가 극적으로 핵심 사항에 합의한 것은 미래 성장을 위해선 파업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을 벌이면 조(兆) 단위의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사 측이 대승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조도 이에 맞춰 정년연장 요구는 차후 논의키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임금인상 관련 협상을 빠른 시간 내에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사 측은 기본급 9만5000원 인상, 격려금 등 280%+400만 원, 주식 10주, 재래상품권 10만 원, 15만 포인트 지급을 노조에 제시했다. 노조가 처음 요구한 기본급 16만5200원, 순이익 30% 지급안에는 못 미치지만, 인상 폭(기본급 기준)은 2014년(9만8000원) 이후 최대치여서 노조로서도 쉽게 거부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사 측의 임금인상안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직군별 수당 현실화 등을 통해 요구 조건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공장 미래 비전과 고용안정을 중심으로 노사가 상생할 수 있게끔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