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12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1독(dock)을 점거해 불법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勞·使 불법행위 엄단” 재천명 화물연대 이어 尹정부 시험대
민변 등 시민단체 가세 예고 ‘勞·政간 정면충돌’ 가능성도
대우조선지회 금속노조 탈퇴 ‘勞·勞 갈등’ 양상도 불거져
정철순·박수진 기자, 거제=박영수 기자
정부가 직접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에 강경 입장을 낸 것은 이들로 인한 피해 확산을 막고 개별 기업 노사 문제라도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단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천명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이 8년 만에 불황 탈출 기미를 보이는 조선업의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이들을 시작으로 하반기 노동계 투쟁 규모가 확산할 것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달 화물연대 운송 거부 사태 때 완패를 당했던 윤석열 정부가 대우조선 하청노조 불법 파업 및 점거 농성 사태 개입을 계기로 노동 정책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식(오른쪽)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의 선박 점거 농성 등 불법 행위를 멈춰달라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문 발표를 통해 대우조선 하청노조 근로자들의 파업과 관련해 “정부도 파업 근로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면서도 “불법행위를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또한 “최근 들어 조선 원자재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대우조선 하청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적자금을 통해 회생 중인 대우조선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통상 개별 기업 노사 문제에 개입하지 않지만, 고용·산업부 수장이 직접 나선 데는 경제 위기 국면에서 이들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미치게 될 피해와 불법 파업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비롯한 40여 개 진보계열 시민사회단체는 11년 전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사태 당시 등장했던 ‘희망 버스’를 재등장시켜 오는 23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으로 향할 예정이다.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대우조선 임직원과 가족·거제시민들은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인간띠 잇기’ 행사를 가질 예정이며, 대우조선지회는 금속노조를 탈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노노갈등 양상도 띠고 있다.
사태 확산에 따라 일각에서는 공권력 투입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정식 장관은 “공권력 투입에 대한 여론도 한편에서 비등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경제적 피해 우려도 크다. 이창양 장관은 “우리 조선업은 지난 수년 동안 장기간 지속된 경기불황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은 이날 하청노조 조합원 6명을 업무방해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이들은 지난 6월 22일부터 건조 중인 선박의 15m 높이에 있는 난간에서 23일째 점거농성을 벌여 선박 건조작업을 방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