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압에 약한 류머티스 관절염 스트레칭·걷기로 유연성 키워야 젖은 신발 오래 신으면 무좀 번식 두세켤레 준비 번갈아 신기를 식중독 우려 음식은 익힌 뒤 섭취 상했다 생각되면 무조건 버려야
집중호우와 무더위가 교차해 나타나는 요즘 장마철에는 평소보다 건강 관리에 더 유념해야 한다. 음식이 쉽게 상하는 만큼 식중독에 주의해야 하고, 관절염 환자는 가벼운 스트레칭을, 무좀이 있는 사람은 신발을 자주 갈아신고 습하지 않게 관리하는 게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장마의 특징은 오랜 기간 조금씩 비가 이어지던 과거와 달리 특정 지역에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진다. 올해 장마도 특정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비가 몰아쳤다가 다시 무더위가 반복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들쭉날쭉한 장마는 우리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장마철에는 세균 번식이 활발해 음식을 잠시만 놔둬도 쉽게 상하고, 비만 오면 온몸이 쑤시는 관절염 환자들의 통증도 더 심해진다. 집중호우에 흠뻑 젖은 신발은 무좀균은 물론, 피부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마는 이달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보된 만큼 장마에 대비한 건강관리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힘들다고 음식 방치하면 식중독 = 습도가 높아지는 장마철에는 높은 기온까지 이어지면서, 불쾌지수가 덩달아 증가한다. 이에 따라 움직임이 적어지면서 어제 먹고 남았던 야식, 간식 등을 실온에 방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미숙 경희대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는 “식중독균은 4∼10도 환경에서 급속히 증식하므로 음식을 실온에 방치해선 절대 안 된다”며 “특히 연일 비가 내리는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 세균 번식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고 말했다. 식중독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해 나타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이다.
요즘같이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포도상구균에 의한 독소형 식중독이 주로 발생한다. 상한 음식을 먹은 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숙 교수는 “감염형 식중독균은 열에 의해 사멸되기 때문에 조리 시 음식을 충분히 익힌 후 섭취해야 한다”며 “다만, 끓여도 없어지지 않는 ‘독소’의 특성을 고려해 음식이 조금이라도 상했다고 생각이 들면, 무조건 버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식중독에 의한 설사가 지속될 경우 ‘탈수증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간혹 지사제를 임의로 복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히려 독소의 배설을 막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평소보다 물 섭취량을 늘리거나 병원을 찾아 수액을 맞는 등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 오면 뼈마디가 욱신, 관절 통증 = 관절염 환자들은 장마가 괴롭다. 습도와 기압의 영향으로 관절 내 압력이 커져 통증과 부기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여러 관절염 가운데서도 류머티스관절염은 높은 습도와 저기압에 민감하게 반응해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보통 습도가 높거나 저기압일 때 관절 통증이 크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장마전선이 가져온 저기압으로 인해 관절 내부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높은 습도도 근육을 자극한다. 관절에 좋은 대기 중 습도는 50% 내외인데, 장마철에는 대기 중 습도가 최대 90%까지 높아진다. 습기가 체내 수분이 증발하는 걸 막아 관절 주변 근육을 긴장하게 한다.
장마철에 야외활동이 줄어드는 것도, 통증이 강해지는 원인이 된다. 활동량이 줄어들면 관절 주변 근력이 감소해 관절이 더 굳고 통증이 심해지는 탓이다. 관절염으로 통증이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신체활동을 줄이는데, 운동을 기피하는 건 오히려 좋지 않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근육이 약해지면 관절 움직임이 불안해져 통증은 더욱 심해지는데, 장마철에 아프다고 해서 방 안에만 있기보다는 스트레칭이나 걷기 운동을 하면서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비가 잠시 그칠 때 주변을 걷거나 실내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
◇습기·땀 범벅, 피부 트러블 = 장마철은 습도가 높아 곰팡이가 창궐하기 쉬우며, 비와 땀 속에 섞여 있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과 불순물에 의해 피부가 손상될 수 있다. 실제 장마철에는 곰팡이성 질환인 무좀과 사타구니 부위의 완선, 그리고 간찰진 등의 피부감염성 질환이 자주 발생한다.
무좀균은 고온다습하고 피부가 밀폐된 조건에서 잘 번식한다. 장마철에는 신발을 두세 켤레 준비하고 번갈아 신으며, 젖은 신발은 충분히 말린 다음에 신어야 한다. 사타구니 양쪽에 생기는 무좀인 완선은 발에 있던 무좀균이 사타구니로 옮겨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발 무좀과 완선은 해당 부위를 습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