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의 손지환 수비코치가 14일 인천SSG랜드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수비 위치를 조정하고 있다.  SSG 제공
SSG의 손지환 수비코치가 14일 인천SSG랜드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수비 위치를 조정하고 있다. SSG 제공
SSG의 손지환 수비코치가 14일 인천SSG랜드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호수비를 펼친 외야수 오태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SSG 제공
SSG의 손지환 수비코치가 14일 인천SSG랜드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호수비를 펼친 외야수 오태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SSG 제공
인천=정세영 기자

“두 가지 목표를 달성했죠. 아주 만족스러운 전반기였습니다.”

손지환(44) SSG 수비코치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폈다. SSG는 2022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전반기에서 57승(3무 26패)을 챙겨 1위에 올랐다. SSG는 전반기 동안 탄탄한 공수 짜임새를 뽐내며 신바람을 냈다. 손 코치는 1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문화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시즌 전 목표는 수비 센터라인 안정화와 백업 선수들의 성장이었는데,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만족스러운 전반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SSG의 전반기 팀 실책 수는 57개로 KT(53개)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었다. 수비율 역시 0.983으로 KT(0.983)와 공동 1위. 특히 실책 53개는 144경기 체제로 바뀐 2015년 이후 전반기 구단 최소 수치다. 든든한 수비는 SSG 투수들의 믿는 구석. 전반기 SSG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27로 리그 전체 2위에 올랐다.

손 코치는 ‘시프트(상대 타자의 특성에 따라 펼쳐지는 변형 수비) 전문가’로 불린다. 지난 2018년 SK(현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는 손 코치의 변화무쌍한 수비 시프트가 한몫했다. 이번에도 손 코치의 시프트는 적중률이 높았고, 김원형 SSG 감독은 “손 코치가 위치선정을 잘 해줘서 우리 팀이 좋은 모습 보이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손 코치는 김 감독의 칭찬에 손사래부터 쳤다. 그는 “내가 잘한 것보다 우리 데이터분석팀의 노력이 있었기에 내가 수월하게 전략을 짤 수 있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지시를 잘 따라왔다. 올해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박성한과 최지훈, 백업으로 3가지 포지션을 소화해 준 최경모에게 특히 고맙다”고 강조했다.

손 코치는 현역 시절 ‘저니맨(떠돌이)’으로 불렸다. 그는 휘문고 시절부터 주목받는 내야수였고, 1997년 LG에 입단했다. 입단 계약금은 당시 고졸 야수 최고액인 2억8000만 원. 그러나 프로에선 늘 뒷전으로 밀렸다. 2003년까지 LG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손 코치는 KIA(2004∼2007년), 삼성(2008년), SK(2009년), 한화(2010년)까지, 총 5개 팀을 거쳤다. 수비 실력은 뛰어났지만, 타격 실력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14시즌 통산 90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1 47홈런 230득점 217타점을 남겼다.

손 코치는 공부하는 지도자다. 그의 손엔 데이터 팀에서 전달받은 수비 관련 서류가 늘 들려 있다. 프로야구는 다양한 상황이 연출되고 작은 전략전술에 따라 흐름이 순식간에 뒤바뀐다. 하지만 손 코치는 플랜A를 비롯해 플랜B, 플랜C까지 사전에 기획하고 훈련을 통해 선수단에 플랜을 녹인다. 아울러 매일 선발 투수 미팅에 참여해 당일 선발 투수의 상대 타자 공략 포인트에 맞게 수비 전략을 세운다. 손 코치는 “야구장엔 평일 기준 정오쯤에 온다. 이것저것 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가장 바쁜 날은 화요일인데, 한 주의 시작인 만큼 가장 분주하게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손 코치는 유독 ‘천천히’를 강조한다. 손 코치는 “너무 잘하려고 하면 실수가 잦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내야수는 안정감이 중요하다. 빠른 것보다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코치는 토론을 좋아하고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알아 약점을 바로 잡는 데도 탁월하다. 특히 2013년부터 지켜본 선수단의 개인별 장단점을 훤히 꿰고 있기 때문. 그래서 손 코치는 선수들의 장점을 더욱 발전시키고 단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 손 코치는 “유격수 박성한은 2루 베이스 쪽으로 향하는 타구에 약점이 있었지만, 스프링캠프부터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했고, 이젠 약점 없는 유격수가 됐다”고 미소 지었다.
손 코치의 원정 숙소 방은 항상 열려 있다. 그리고 선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손 코치는 “선수들한테는 친형처럼 다가서고 싶다. 고민이 있으면 편하게 와 상담을 할 수 있는, 대화를 통해 서로 답을 찾아갈 수 있는 코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주변에선 손 코치를 두고 “열정이 넘치는 지도자”라고 칭찬한다. 실제 손 코치는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 성격. 손 코치는 14일 키움과의 홈경기가 끝난 뒤 3일 동안 휴가를 받았다. 하지만 손 코치의 머릿속은 온통 야구로 가득 차 있다. 특히 휴가 기간엔 전반기 선수들의 수비 리포트는 물론, 부족한 점을 영상을 통해 꼼꼼히 확인할 예정이다.

손 코치는 “SSG구단에 감사하다. 선수 시절 좋은 모습은 아니었는데 기회를 주셨다. 지금도 많이 배운다는 자세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올핸 선수단이 똘똘 뭉쳐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정세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