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을 비롯해 글로벌 빅테크들이 일제히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실제 최근 미국 달러화 강세가 ‘둠 루프(Doom Loop·죽음의 고리)’를 촉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경기침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19일(현지시간) 주요 빅테크 중 첫 2분기 실적발표에 나서는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기업들의 실적에는 경기침체의 전조가 그대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2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올 확률’에 대한 답변 평균치가 절반에 가까운 49%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 18%, 4월 28%, 6월 44%보다 높아진 수준이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2월에는 38%,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2월에는 26%였다. 특히 경제학자들은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가 0.7%에 그칠 것으로 봤다. 올해 1월 3.3%, 4월 2.6%보다 훨씬 낮아진 수준이다. WSJ는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공급망 차질 등 악재가 겹친 탓”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에는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강달러가 이어지며 ‘달러 둠 루프’가 등장할 것이란 전망까지 제시된 상태다. 달러 둠 루프는 강달러가 글로벌 제조·무역 악화, 실질 투자 위축, 성장 둔화로 이어져 다시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악순환을 가리킨다. 실제 달러가 지나치게 강해질 경우 미국 기업은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들게 되고, 미국 외 기업은 달러화 강세에 따른 원자재 비용 증가로 수익이 줄어든다. 이는 기업들의 투자 감소와 성장 둔화로 이어져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실제 기업들의 수익 감소는 현실화하는 조짐이다. 실제 데이터 업체인 팩트셋에 따르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들의 올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당장 넷플릭스는 전 분기대비 신규가입자가 200만 명 감소한 2분기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다. 시장 충격 완화를 위해 실적 둔화를 예고한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타깃은 지난달 소비 감소와 달러화 강세가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이키도 최근 매출 증가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경기침체가 심각한 수준은 아닐 것이란 전망도 있다. 수전 스턴 경제분석협회 경제학자는 WSJ에 “2008년과 같은 형태가 재현되기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불황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