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최승원(34)·이신영(여·33) 부부


2014년 9월, 저(신영)와 남편은 학교 정문에서 처음 만났어요. 소개팅이었는데요. 첫인상부터 남편에게 호감을 느꼈답니다. 선한 인상에 훤칠한 키, 단정한 느낌이 좋았어요.

좋은 느낌을 간직한 채 초밥을 먹으러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양파랑 당근 등 여러 야채가 들어간 튀김도 나오더라고요. 순간 당황했어요. 제가 양파 알레르기가 있거든요. 제가 초밥만 먹고 있으니, 남편이 왜 튀김은 먹지 않냐고 물었어요. 그래서 알레르기가 있다고 솔직히 얘기했죠.

대답을 들은 남편의 다음 행동이 제 마음을 저격했습니다. 손으로 직접 튀김의 양파 부분을 걸러내기 시작한 건데요. 깔끔히 양파만 제거한 튀김을 건네주던 모습이 정말 다정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남자,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래서 제가 먼저 2차로 맥줏집에 가자고 얘기했죠.

맥주도 한잔했겠다, 긴장도 풀어졌겠다, 제가 너무 편해졌나 봐요. 남편의 농담을 듣고는 이런 말을 했거든요. “X 싸는 소리하네! 그런 게 어딨어요?”

전 지금도 이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요. 안타깝게도 남편은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조금 충격도 받았지만, 오히려 그런 제 모습이 가식 없이 느껴져서 매력을 느꼈다고 하네요.

그날 이후, 저희는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연애를 시작하게 됐죠. 연애 초반, 달달한 만남을 기대했는데요.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연애 초반 100일가량을 미친 듯이 싸우고 보내면서 서로의 밑바닥까지 봤네요. 그 덕분인가요. 지금은 거의 싸우지 않습니다. 서로 배려하며 잘 풀어내고 있어요. 약 5년의 연애 끝에, 2020년 1월 11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남편은 남들 앞에서는 낯가림이 심하지만 제 앞에서만큼은 수다스럽고 행복해해요. 그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죠. 앞으로도 그런 남편의 모습을 오래오래 지켜보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