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복숭아에 소금 아이스크림 얹은 ‘피치베르’ 산미 높은 과일과 허브 조합 특유의 향 ‘그린러쉬’
문화일보
입력 2022-07-19 09:26
수정 2022-07-1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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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디저트숍 ‘핀즈’
눈으로 색을 감상하고 코로 향을 음미하며 입으로 맛을 즐기는 디저트의 가장 온전한 형태는 플레이트 위에 라이브로 담아내는 것입니다. 이른바 ‘플레이트 디저트’에서는 미리 완성해 냉장 쇼케이스 안에 넣어놓은 케이크류나 잘 구워진 갈색 빛깔의 먹음직스러운 구움 과자와는 다른 ‘온도감’의 격차가 느껴집니다. ‘플레이트 디저트’가 생소하다면 머릿속으로 따뜻하게 데운 브라우니와 차가운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작은 접시에 담아내는 ‘아라모드(a la mode)’를 떠올려 보면 어떨까요. 두 디저트의 극단적인 온도 차를 잘 활용한 디저트입니다.
플레이트 디저트는 보통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코스 요리 중 마지막을 장식하는 디저트들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단품으로 즐기는 디저트보다 좀 더 세밀한 요소들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하나의 접시에 테마를 정해 완성하는, 작고 아름다운 예술작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색감과 계절감, 맛과 향, 질감과 온도 등을 고려해 변주를 줄 수 있는 데서 창작력과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코스 요리를 취급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는 보통 디저트 셰프들이 따로 팀을 이뤄 일하기도 합니다. 특히 한국의 식재료를 주로 사용하는 뉴 코리안 또는 모던 코리안 레스토랑으로 분류되는 ‘밍글스’나 ‘권숙수’ 등의 레스토랑은 디저트 세션의 탄탄한 에너지가 눈에 띄는 곳들입니다. 사계절을 지내며 만나는 계절과일들은 물론이고 전통주나 서양 리큐어, 한국의 허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디저트를 설계하고 완성해냅니다. 표현할 수 있는 무대가 탄탄해질수록 기술자들의 수적 발전도 늘어나게 됩니다.
1년 전 밍글스 레스토랑의 디저트 셰프로 근무했던 김범주 파티시에는 서울 압구정동에 ‘핀즈’라는 이름의 디저트숍을 오픈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낼 때처럼 세밀한 의도와 실험적일 수도 있는 재료들과 맛, 향의 조합을 의도해 만든 디저트들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핀즈는 올 7월 성수동의 작은 주택 건물 1층으로 이전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메뉴들과 음료 페어링 등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플레이트 디저트로 준비되는 메뉴에서 계절감을 놓칠 수 없지요. 복숭아와 멜론의 청량한 여름 뉘앙스를 느낄 수 있는 ‘피치베르’는, 멜론과 복숭아의 맛과 향에 소금우유 아이스크림의 염도와 마리아주의 당도를 조합해 기둥과 같은 맛의 형태를 만들고 청차로 만든 연유와 딜, 딜꽃으로 살며시 향을 입힙니다.
산미가 높은 과일과 허브의 조합이 주를 이루는 ‘그린러쉬’는 고수 특유의 향을 우아하게 뽑아내 마지막에 곁들이는 제피와 유연하게 어우러질 수 있게 설계한 디저트입니다.
여기에다 각각의 디저트에 가장 잘 어울리는 차 혹은 리큐어를 사용해 만든 가볍고 청량한 그린 토닉 등을 곁들입니다. 일상에서 가장 직접적이며 가장 달콤한 기쁨이 돼 줄 디저트를 플레이트로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점점 많아지길 바랍니다.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3길 4-13 / 월∼금 12:00∼19:00, 토·일 12:00∼21:00. www.instagram.com/finz.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