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생산성 더 높여야”

지난 10년간(2011∼2021년) 상장사의 1인당 급여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의 3.5배에 이른다는 통계는 국내 제조업계가 생산성 향상보다 임금 인상에만 매몰돼 결과적으로 국제경쟁력을 상실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임금 인상을 주도해 왔던 일부 대기업, 정보기술(IT) 성장 업체들조차 긴축 투자 방향으로 선회할 정도로 복합 경제위기 국면이 현실화함에 따라 노사가 과도한 임금 인상 기조를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1∼2021년 1366개 상장사 인건비 및 실적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1인당 평균 연간 총급여는 매년 상승했다. 반면 1인당 매출액은 늘어난 해가 10년 중 2012년, 2017년, 2021년 3개년에 그쳤다. 전경련은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년과 코로나19 기저효과 및 IT·게임·통신 등 비대면 업종의 호실적이 두드러진 2021년을 제외하면 인건비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을 줄곧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10년간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여행사 및 여행보조 서비스업(10.1%포인트)이었다. 이어 △영화, 방송프로그램 제작 및 배급업(9.6%포인트) △고무제품 제조업(7.0%포인트) △건축기술, 엔지니어링 서비스업(6.7%포인트) △인쇄물 출판업(6.5%포인트) 등의 순이었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 증가 상위 10개 업종 중 9개는 지난해 직원 1인당 매출액이 10년 전인 2011년보다 감소했다.

전경련은 다른 나라와의 비교 분석을 통해 한국의 임금 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2009∼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분석했을 때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1인당 노동비용은 37.6% 증가한 반면, 1인당 노동생산성(실질 부가가치)은 29.1% 늘어났다. 같은 기간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주요 5개국(G5)의 노동비용 증가율과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각각 23.6%, 22.3%였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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