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한銀 ‘수상한 외환거래’… 가상화폐 ‘환치기’ 이용된 듯

금감원, 2조원 규모 거래 조사
‘김치프리미엄 노려’ 잠정 결론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지점에서 발생한 2조 원 규모의 비정상 외환거래를 조사한 결과, 가상화폐 시세차익을 노린 세력의 소행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금감원은 관련 내용을 검찰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비정상 외환거래가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것으로 보고 진행 중인 수시검사 기간을 2주 연장했다. 김치 프리미엄은 동일 가상화폐가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이다.

금감원은 가상화폐 시세차익을 노린 세력이 2~3년 전 김치 프리미엄이 최고조에 달했을 당시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 코인을 들여온 뒤 매각해 차익을 남긴 것으로 분석했다. 이후 중국과 일본에 수익금을 보내려다 국내 금융망에 포착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이들 세력이 우리은행과 거래에 3개 업체, 신한은행과 거래에 5개 업체를 동원해 금괴 등 수입물품 대금 결제로 위장, 송금한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달 23일 서울 시내 한 지점에서 8000억 원 규모의 비정상 외환거래가 벌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이어 같은 달 30일 신한은행에서도 1조3000억 원 규모의 비정상 외환거래가 발생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금감원 고발과 별도로 대구지검에서 올해 초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를 넘겨받아 일부 관련 업체를 수사 중이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