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순 고려대 대학원 특임교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주요 정책들이 하나둘씩 발표되면서 새 정부의 국정 방향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목해볼 분야는 부동산 정책이다. 인간생활의 3요소인 의식주(衣食住)에 문제가 생기면 민심이 동요한다. 경제가 발전한 현대사회에서 의(衣)와 식(食)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고, 주(住)에 해당하는 문제가 남는다. 그런데, 주는 셸터(shelter)의 개념을 넘어선다. 주택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가계의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주택은 충분하지만, 다주택자의 투기로 인한 불균형이 문제’라는 인식하에 조세·금융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이러한 정책은 거래시장 위축, 공급 감소를 초래하고 결국 집값 급등으로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심화시켰다.

윤석열 정부가 ‘250만 호 이상 주택공급’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것은 주택공급의 특징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주택공급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민간전문가를 중심으로 공급로드맵을 마련해 8월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택공급에 4~5년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주택공급 확대’를 마라톤 게임으로 보고 꾸준한 정책 의지를 가져야 한다. 인허가에 필요한 각종 평가절차 등은 부처 간 칸막이를 넘어 간소화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협력을 통해 합리적인 용적률, 개발이익 환수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해주어야 체감할 수 있는 주택공급이 이뤄질 것이다.

아울러 민간부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건설사업 중 주택건설 비중은 25%를 넘고, 주택공급 대부분은 민간에서 나온다. 경제 난관 돌파를 위해서도 생산 유발 효과나 고용 효과가 높은 주택건설을 촉진해야 한다. 바람직한 것은 윤 정부는 공공 중심의 주택공급 정책을 시행했던 문 정부와는 달리, 주택공급에서 민간의 참여를 적극 활용하고 이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21일 정부가 발표한 ‘분양가 제도운영 합리화방안’은 주택공급 분야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7월 중순부터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발생하는 주거이전비, 이주비, 영업손실비 등이 분양가에 반영되고, 주요 자재도 요건 개선에 따라 비정기 조정할 수 있게 돼 경직된 분양가에 어느 정도 숨통이 틜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분양가 제도 개선을 발표하며 “향후 250만 호+α를 포함한 주택정책 추진 과정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여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동산 분야에는 문 정부 기간 이뤄진 세제·금융, 재개발·재건축 규제 등이 산적한 상황이다. 이러한 규제들도 민간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민관이 지혜를 모아 국민이 원하는 양질의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고, 각종 부담과 불편을 완화해 국민 모두가 내 집 마련 걱정과 부담을 덜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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