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편지로 선생님과의 추억을 곱씹으며 행복할 수 있다니 정말 기뻐요. 고등학생이 되고 학업의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아이들과 문제가 생길 때마다 선생님 모습을 떠올리며 선생님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선생님을 만나기 바로 전, 학교 폭력을 당했던 저는 그 트라우마를 잊을 수 없어 저만의 감옥에 스스로를 가둬 저 자신을 힘들게 하곤 했습니다. 그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열쇠를 쥐여준 사람이 바로 선생님이었습니다. 선생님의 무한한 애정으로 전교 부회장 선거에도 나갈 만큼 자신감을 되찾고, 자존감도 회복했습니다. 새로운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죠.
전 아직도 기억합니다. 선거 공약 발표 직전 앞도 못 보고, 무릎만 보고 있던 제게 “준비는 잘했어? 잘해! 파이팅!”이라고 응원을 해주신 선생님 모습을요. 가끔 초등학교 추억을 생각할 때마다 힘들었던 과거, 미워했던 기억보다는 선생님과 함께 웃음 짓던 날들, 선생님 덕분에 용기 냈던 일 등 좋았던 기억이 먼저 생각나요. 힘들었던 기억을 좋았던 기억이 모두 감싸 안고 토닥여주는 기분이 들 때마다 선생님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끝날 때, 선생님이 좋아하셨던 장미 한 송이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4학년 마지막 날, 선생님이 저를 꼭 안아주신 게 마지막이 될 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선생님은 다른 학교로, 저 역시 다음 해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됐으니까요. 이사하기 전날, 선생님을 뵙고 온 같은 반 친구에게서 선생님께서 제 안부를 묻고 꼭 한번 보고 싶다고 말씀하셨다는 걸 전해 듣고,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다음 날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던 저는 언젠가 꼭 선생님을 찾아뵙겠다 다짐했습니다.
아직도 선생님을 잊지 못합니다. 선생님의 옷차림, 머리 스타일, 웃음소리, 말투 모두 기억합니다. 선생님은 제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저 자신이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셨고, 남에게도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셨습니다. 스스로를 힘들게 했던 지난 과거에서 벗어나 꼬일 대로 꼬여버린 과거를 잘라낼 수 있는 용기를 주셨습니다. 지금의 제 모습도 괜찮다는 자존감까지도요. 선생님과 함께한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어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저를 이끌어주신 선생님, 한 문장에 다 담지 못할 만큼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선생님, 다시 만날 때까지 몸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초등학생 때 드리지 못한 선물, 선생님과 꼭 닮은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