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뽕팔이로 상업적 성공아닌
국뽕 너머 연대·용기 줬으면”
박해일 “최민식이 화염이었다면
난 차분하고 냉정한 모습 연기”
스크린을 가득 채운 한산도 앞바다. 조선의 배들이 학의 날개 모양으로 ‘바다 위 성’을 쌓아 왜군을 막아내고 한 마리의 용과 같은 거북선은 빠른 속도로 왜군의 배들을 격파해 나간다. 역대 국내 박스오피스 1위 영화 ‘명량’(1761만 명)의 김한민(사진) 감독이 내놓은 두 번째 이순신 영화, ‘한산:용의 출현’(‘한산’)이다. 학익진(鶴翼陣)과 거북선의 활약으로 왜군에게 큰 승리를 거둔 한산해전을 다룬 영화로, 가슴을 뛰게 하는 해전 장면과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진 대작의 탄생이다.
김 감독은 19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한산’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전쟁 초기 정말 조선이 끝장날 수도 있었던 시기에 이순신 장군이 고군분투하면서 혁신적 무기인 거북선을 등장시켰고 완벽한 진법을 구사했다. 그 당시 진법을 구사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며 “‘명량’이 당시 세월호 참사 등으로 상처받은 국민에게 위로를 전해줬다면 ‘한산’은 우리에게 무한한 자긍심과 큰 위안, 용기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한산’의 의미”라고 밝혔다. 그는 “계룡대에서 ‘명량’ 시사회를 했을 때 한 해군이 ‘이순신 장군이 내 가슴에 들어왔다’고 하더라. ‘한산’을 통해선 무한한 자긍심이 들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크린으로 50분 넘게 펼쳐지는 해상 전투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데 김 감독은 “이 해전 자체가 하나의 현대 전투 장면을 보는 느낌으로 완성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그는 “‘명량’에서는 바다에 배를 띄우고 촬영했지만 ‘한산’에서는 바다에 배를 전혀 띄우지 않았다”면서 “실내 VFX(시각특수효과) 세트장을 3000평 규모의 강원 평창 스케이트장에 지어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전작 ‘명량’과 달리 이번 영화에선 육지전투 장면도 등장한다. 김 감독은 “실제로 같은 시기, 같은 날에 한산해전과 웅치전투가 있었기에 보여주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었다”며 “‘명량’은 오롯이 해전에 집중했다면 ‘한산’은 해전도 중요하지만 육지전투도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박해일은 ‘지장’(智將·지혜로운 장수) 이순신 역을 훌륭히 해낸다. 박해일은 “‘명량’에서 최민식 선배님이 화염방사기와 같은 연기를 했다면 저는 조금 더 차분하고 냉정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명량’ 흥행 당시 불거졌던 ‘국뽕’팔이 논란에도 입을 열었다.
“국뽕 너머의 국뽕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뽕팔이로 상업적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국뽕 너머의 국뽕, 자긍심과 연대감, 위로와 용기 이런 것들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단지 이순신 장군님을 팔아서 흥행할 순 없는 거거든요. 이순신 장군님의 정신을 그대로 영화에 녹여내고자 노력했습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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