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년새 30%↓…투심 위축
“현시장선 가치 인정받기 어렵다”
현대엔지니어링 등 상당수 철회
상장일정 앞둔 기업 재검토 고심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大漁)로 꼽혀온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을 전격적으로 철회했다. 복합 악재에 따른 글로벌 경기 악화로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회사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앞으로도 국내 주식시장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상장 일정을 추진할지 여부를 놓고 전략적 판단에 고심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1일 최근 주식시장 상황과 동종사 주가 동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IPO를 거둬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는 전날 이사회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회사 측은 “인플레이션 심화 등으로 글로벌 경제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국내 코스피 지수도 1년 새 30% 가까이 떨어지는 등 지난해 6월 상장 추진을 시작했을 당시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지난달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현대오일뱅크의 IPO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였다.

최근 코스피 지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와 금리 인상, 경기불황 우려 등으로 1년 사이 30% 가까이 하락하며 230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비록 IPO는 철회하기로 했지만, 석유화학 소재와 바이오연료, 수소사업 등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 노력은 끊임없이 지속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내외적 악재가 이어지면서 상장 일정을 미루거나 재검토 중인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등 올해 상장을 추진했던 여러 기업이 상장을 철회했다. 올해와 내년 증시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했던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상장 시점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SSG닷컴은 애초 올해 상장예비심사 청구에 이어, 하반기 중 IPO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이를 사실상 내년으로 연기한 상태다.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경우 제대로 된 기업가치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흥행에도 실패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11번가 역시 내년 상장 목표로 올해 주간사를 선정할 방침이었다가 이를 전면 보류했다.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마켓컬리도 상장 시점은 심사 통과 이후 시장 상황을 살펴보며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이 금리 인상, 대내외적 각종 악재 여건으로 인해 기업투자 분위기가 경색되고 있다”면서 “기업 내부에서도 무리한 사업계획을 미루는 등 연간 경영계획을 급히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혜진·김만용 기자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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