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1일 전화 회담을 갖고 원유 생산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이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 러시아·사우디가 접촉한 것으로, 중동 지역에서도 미·러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이날 전화통화를 했으며,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경제관계 확대를 위한 양국 협력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3~16일 순방하며 미국이 중동 지역에 계속해서 관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면, 푸틴 대통령은 중동과 러시아의 관계가 강하게 밀착돼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액시오스는 “푸틴은 바이든의 중동 순방이 러시아에는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고, 빈 살만 역시 바이든에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신호를 보낸 것이어서 두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통화였다”고 평했다. 러시아는 오는 24일 아랍연맹 22개 회원국 모임에도 참석해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를 보다 결속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실은 이날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가 곡물 수출 합의문에 22일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의가 발효되면 우크라이나 곡물 2000만t이 흑해를 통해 국제사회에 수출될 전망이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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