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모두 조금은 이상한 것을 믿는다 한국 스켑틱 편집부 엮음|바다출판사

‘MBTI 성격 유형 16가지 총정리’ ‘MBTI 궁합’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MBTI는?’

유튜브 속 ‘MBTI’ 콘텐츠들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소개팅에 나가기 전 상대의 MBTI를 묻고, 일부 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에 MBTI를 활용한다.

‘우리는 모두 조금은 이상한 것을 믿는다’는 MBTI를 비롯해 혈액형과 별자리, 예지몽 등 비과학적 믿음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과학잡지 한국 스켑틱 편집부가 25가지 이상한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한데 묶었다.

책은 역시 MBTI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 의과대학 통합의학프로그램의 박진영 연구원은 MBTI의 맹점을 차분히 지적하는데, 요는 인간은 원래 복잡한 존재여서 몇몇 특성으로 사람의 성격을 단순하게 나눌 수 없다는 것이다. 성격이 똑 부러지게 나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 딱히 외향적이지도 내향적이지도 않은 ‘중간’인 사람이 더 많다는 점도 MBTI에 대한 믿음을 반박한다.

일반적으로 ‘예지몽’에 대한 믿음도 확고한데 리처드 와이즈먼 영국 하트퍼드셔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를 “불안이 꿈에 나타난 것”이라고 일축한다. 예지몽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로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이야기를 들 수 있다. 링컨 대통령은 암살당하기 2주 전 자신이 사망하는 불길한 꿈을 꿨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보면 링컨이 암살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취임 직전 암살 모의 정황이 드러났으며 링컨은 재임 기간 수차례 암살 협박에 시달렸다. 예지몽이 아니라 평소 링컨의 암살에 대한 불안이 꿈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 책은 이 밖에 심령사진, UFO, 지구평면설 등을 하나하나 다루며 그러한 믿음이 맹신임을 밝히는 데서 나아가 “이상한 믿음은 인간을 이해하는 출발점”이라고 이야기한다. 예컨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유대감’을, UFO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위안’을 원한다는 식이다. 지구평면설을 믿는 이들은 자신의 믿음으로 인해 낙인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안다. 그렇기에 이들끼리의 결속력과 유대감은 마치 가족과 같다. UFO를 믿는 이들은 이 넓고 넓은 우주 속에 우리 혼자가 아니라고 믿고 싶어 한다. 위안을 원하는 마음이 믿음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들을 향한 조롱은 금물이다. 책 제목처럼, 우리는 모두 조금은 이상한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384쪽, 1만7800원.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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