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부게시판에 3급과 4급 승진인사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독자 제공
서울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방역 행정에 앞장서고 역점 사업에서 성과를 낸 5급 공무원 중 28명을 과장급(4급) 승진 예정자로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승진 예정자 28명 중 행정직은 13명, 기술·연구직은 15명이다. 승진 예정자들에 대한 전보는 다음달 19일자로 단행한다.
김상한 서울시 행정국장은 이번 과장급 인사에 대해 “주요 시책을 추진하는 사업 부서·격무 부서 및 시정을 뒷받침해 온 지원 부서에서 성과를 창출한 간부를 두루 고려했다”며 “행정직 13명 중 5명이 여성으로 능력 있는 여성 관리자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시 일각에선 여전히 서울시 인사가 객관적 기준 없이 운영되고 있으며, 능력이나 업무 성과보다는 이른바 ‘힘 있는’ 고위 간부와 함께 근무한 경력 및 개인적 인연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비판이 직원들 사이에서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오세훈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을 전담하고 있는 복지정책실과 대표적인 격무 부서로 꼽히는 도시교통실은 앞선 3급 승진과 이번 4급 승진 인사에서 승진자를 내지 못했다.
“능력있는 여성 관리자가 점차 늘고 있다”는 설명은 인사 결과를 공개할 때마다 보도자료에 습관적으로 등장하는 ‘문구’로, “내부 비판을 무마하기 위한 수사에 불과하다”게 공무원들의 전언이다.
한편, 시는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관심을 끄는 25개 자치구 부구청장 인사를 시의회 추경예산안 심사가 처리에 맞춰 오는 8월 8일 자로 단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서울 자치구 부구청장은 서울시 3급 이상 고위 간부가 발령받는 직위로 행정 관료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어 공무원들이 선호하는 자리로 꼽힌다. 오 시장은 본청에 젊고 역량있는 국장급 간부들을 배치하기 위해 구청과 국장급 간부들이 자체적으로 부구청장 인사를 조율하지 말도록 행정국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사과에서 부구청장 발령 또는 전보를 희망하는 간부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오 시장의 뜻을 알리기도 했다.
현재 시와 자치구 간 부구청장 인사 조율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가운데, 일부 자치구에선 새로 취임한 구청장이 현직 인사의 강제 전보들 추진하는 등 불협화음이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