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움 “투자자 피해 없고, 운용에도 직접 관여하지 않아” 재판부 “OEM 펀드 운용만으로 거래질서 해쳐”
1조6000억 원대 금융 피해를 낸 라임자산운용의 요청을 받고 이른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펀드’를 운용한 라움자산운용(현 트라움자산운용)이 금융위원회의 징계를 취소해 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OEM 펀드를 운용하는 것만으로도 ‘투자자 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강동혁)는 라움자산운용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업무일부정지 및 과태료부과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금융감독원은 2019년 8~9월 검사를 실시해 라움자산운용이 2018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사이 9개의 펀드를 설정해 운용하는 과정에서 라임자산운용, KB증권의 요청을 받고 OEM 펀드를 조성했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OEM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은행·증권사 등의 요청을 받아 만든 펀드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87조 제4항 제5호는 OEM 펀드 운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라움자산운용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2020년 12월 업무 일부 정지 6개월 및 과태료 4억5000만 원 부과 처분을 내렸다.
라움 측은 비록 라임자산운용과 KB증권의 지시를 받아 펀드를 조성했다 하더라도 해당 펀드에는 두 곳의 자금만 들어갔기 때문에 제 3자가 피해를 볼 여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두 회사는 일부 펀드 설정에 관여했지만 펀드 운용 방식을 지시한 사실이 없으므로 자본시장법 위반이 아니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라움 측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87조 제4항 제5호는 등록된 자산운용사가 아닌 자에 의한 무인가 영업행위를 방지하거나, 투자자가 형식적으로만 자산운용사를 내세워 각종 규제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를 막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단지 펀드 투자자가 유일한 수익자라는 이유만으로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라움 측 증인이 라임자산운용과 KB증권이 투자처, 투자조건, 거래 구조 및 수익자 등 펀드를 설정 및 운용하는데 필수적인 사항들은 결정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에 운용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움 측은 판결 이후 별도로 항고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