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당권 후보들이 ‘공천 혁신안’을 잇달아 내놓으며 이재명 의원의 ‘공천 학살’ 우려에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이 의원과 관련한 수사 결과가 전당대회를 앞둔 8월 중순 발표되면서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당내 ‘반명(반이재명)’ 여론도 커지고 있다.
당 대표에 출마한 박용진 의원은 2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천학살, 사심공천, 셀프공천 이야기가 사라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총선 1년 전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후보 적합도 조사 당사자 공개 등을 핵심으로 하는 5대 혁신안을 발표했다. 97세대 주자인 강병원 의원이 지난 12일 “당 대표의 공천권을 내려놓겠다”며 공천 혁신안을 내놓은 취지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공천권을 쥐고 전횡할 것이란 우려를 정면 겨냥한 것이다. 특히,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이 의원이 지난 보궐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공천을 요구했다고 폭로한 것을 들어 ‘사천’을 더욱 쟁점화하는 모습이다. 박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이 의원이) 자신의 공천 문제조차도 압력을 가해 ‘셀프공천’으로 갈 수 있었다면, 당 대표가 됐을 경우 총선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감공천, 공천에 대한 부당개입 등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경찰이 이 의원의 아내 김혜경 씨의 ‘법카 사적 유용’ 수사 결과를 8·28 전대를 앞둔 내달 중순 발표하기로 하면서 사법 리스크 공세에도 화력을 키우고 나섰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을 겨냥해 “집권여당에 약점 잡히지 않고, 도덕적, 정치적으로 떳떳한 민주당을 만들어 낼 주역은 박용진”이라고 역설했다. 민주당 당헌 제80조 1항은 ‘부정부패 관련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경우’ 당직자의 직무가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3항에는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사유일 경우 징계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다.
당에서는 전대 직전 이 의원 관련 수사 결과가 나올 경우 지지층 결집으로 이 의원에게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이 의원에 관한 수사 결과가 전대 전 발표되면 이 의원에게 이슈가 집중돼 오히려 표가 몰리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전대 전부터 당이 ‘방탄’으로 쓰이게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97세대 당권 주자들은 내일 호프 미팅을 갖고 ‘비명(비이재명)’ 단일화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