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차기 총리를 가르는 후보 경선 TV토론 생방송 도중 진행자가 실신하면서 토론이 중단됐다.
가디언·BBC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과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의 TV토론이 절반쯤 진행되던 시점에 진행자 케이트 매캔이 실신하면서 중단됐다. 트위터 등을 통해 공개된 당시 상황 영상을 보면 트러스 장관이 발언할 무렵 갑자기 스튜디오 내에 큰 충돌음이 들렸다.
진행자의 갑작스런 실신에 트러스 장관은 놀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영국의 지원 구상에 대해 발언하려던 순간이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토론 주관사인 토크TV는 매캔 스스로 괜찮다고는 했지만 방송은 중단하는 게 좋겠다는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토론을 중단했다. 이후 시청자들에게 양해부탁드린다는 사과 메시지를 송출했다.
한편 이날 두 후보는 고물가 대응 방안 등을 두고 격돌했다. AP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러스 장관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입은 피해 복구가 필요하다며 총리로 취임하자마자 정부 차입을 늘리고 세금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수낙 전 장관은 공공부채를 늘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된다며 “지불할 준비도 안 된 청구서 계산을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도덕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트러스 장관은 3년 안에 빚을 갚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수낙 전 장관은 “보수당답지 않은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맞섰다.
두 사람은 중국과 관계 설정에 있어서 강경한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같은 의견이었지만, 이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수낙 전 장관이 중국을 “영국에 가장 큰 장기적인 위협”이라고 부르며 총리가 된다면 영국에 있는 중국 공자학원 30곳을 폐쇄한다고 밝히면서다. 트러스 장관은 수낙 전 장관이 “한 달 전만 해도 중국과 긴밀한 무역 관계를 추진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이제야 내 생각을 이해한다니 기쁘다”고 꼬집었다.
한편 TV 토론이 끝나고 진행한 여론 조사에서는 트러스 장관이 우위에 있었다는 응답이 47%로 수낙 전 장관이 우세했다는 응답(38%)보다 많았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트러스 장관과 수낙 전 장관은 각종 추문으로 보수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보리스 존슨 총리의 후임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보수당 대표를 겸하는 차기 총리는 보수당 당원 약 16만 명이 참여하는 우편투표로 선출하며, 최종 결과는 9월 5일 발표된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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