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높은 분양가에 ‘포기’
상반기 수도권 물량 2배 증가
일부선 10차례나 청약 받기도

주변보다 싸면 청약경쟁률 치열
부산선 1가구에 972명 몰리기도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무순위 청약(줍줍·미계약이나 부정청약 해지 물량 등) 아파트 ‘로또’가 순식간에 옛말이 됐다. 지난해까지는 줍줍 아파트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높아도 ‘묻지마 청약’ 등으로 청약 경쟁률이 높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미달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8일 리얼투데이와 주택분양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에서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아파트는 2788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396가구보다 배가량으로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지방도 2972가구에서 4016가구로 늘었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이안모란센트럴파크’ 아파트 70여 가구는 27일 줍줍 청약에 들어갔다. 지난 5월 2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지만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줍줍 청약을 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도 최근 세 번째 줍줍 청약을 했지만 최종 ‘완판’이 될지는 미지수다. 최근까지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럭스 오션 SK뷰’가 5회,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는 10회,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4회의 줍줍 청약을 진행했다.

올해 들어 줍줍 청약 아파트가 늘고 있는 것은 금리 인상 여파로 ‘묻지마 청약’이 사라진 데다, 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훨씬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수차례의 줍줍 청약을 했는데도 미계약이 나온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옵션 포함)가 주변 시세보다 1억 원 이상 높은 사례가 많았다. 부동산 분양업계 관계자는 “기존 집값 하락과 경기침체 가시화로 청약 열기가 식으면서 최근 들어 청약 당첨자들의 계약 취소 사례가 늘고 있다”며 “주거여건이 좋은 지역에서 나온 줍줍 아파트도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으면 실제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은 줍줍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치열했다. 지난 26일 줍줍 청약에 들어간 부산 동래구 사직동 ‘사직 하늘채 리센티아’ 전용면적 84㎡(분양가 6억7700만 원) 1가구는 무순위 청약에서 972명이 몰렸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등으로 인근 같은 면적 아파트보다 분양가격이 5억 원가량 낮았기 때문이다. 또 지난 16일 줍줍 청약한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자연앤푸르지오’ 59㎡ 1가구도 9763명이 신청해 97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격이 3억 원가량 낮으면서 청약자가 몰렸다. 같은 날 줍줍 청약한 경기 평택시 지제동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 59㎡도 1가구 모집에 523명이 신청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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