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中 긴장 고조

美 하원의장 亞 순방 시작되자
대만방문 염두 둔 무력시위 나서
Z-20 헬기 등 훈련 모습에 이어
대만 ADIZ 출몰 YU-20 첫 공개

펠로시, 대만방문 여부 침묵 지속


워싱턴=김남석·베이징=박준우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권력 승계 서열 2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끄는 의회 대표단이 인도·태평양 순방을 시작한 가운데 중국군이 1일 창군 95주년을 앞두고 연일 최신 무기·장비 훈련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하고 펠로시 의장 일행의 대만 방문에 대한 본격 무력시위에 나섰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 방문 여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삼간 채 SNS·홈페이지를 통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에서 고위급 회의를 통해 공동의 이익·가치 발전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CCTV는 지난 7월 30일 극초음속미사일 둥펑(東風·DF)-17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DF-17의 존재는 대외적으로 알려졌지만 발사 장면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 날인 7월 31일에는 중국 공군이 공중급유기 YU-20을 통해 급유를 받는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최근 여러 차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출몰한 YU-20의 훈련 모습 공개 역시 처음이다. 같은 달 29일엔 Z-20 유틸리티 헬기가 해상에서 075형 강습상륙함과 통합 훈련을 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중국군이 베일에 가려있던 각종 최신 무기를 공개한 것은 펠로시 의장 일행의 대만 순방이 현실화할 경우 군사적 도발까지 감행할 수 있다는 최대 압박 전략으로 분석됐다. 미국도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을 남중국해로 이동시키고, 펠로시 의장이 순방을 시작한 7월 29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백악관에 긴급 호출되는 등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시 발생할 수 있는 중국과의 충돌에 대비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첫 순방국 싱가포르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만 방문 여부에 대해서는 계속 침묵 중이다. 항공기 항적조회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 일행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C-40C 군용기는 이날 오전 싱가포르 파야레바르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펠로시 의장은 미 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환영리셉션에 참석하는 등 싱가포르에서 1박 2일 일정을 수행한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한국·일본·싱가포르·말레이시아를 방문한다고 발표했지만 대만에 대해서는 “보안상 문제로 절대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7월 31일 자신의 SNS·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인도·태평양 동맹과 우방에 대한 흔들림 없는 약속을 재확인하기 위해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있다”며 “미국은 자유롭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이 미국과 전 세계 발전에 결정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이 지역에 전략적 참여를 확고히 약속하고 있다”고만 밝혔고 대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펠로시 의장의 인도·태평양 순방은 미 국내정치에도 만만찮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WABC 77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영리한 생각이 아닐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중국의 선전에 괴롭힘을 당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호주, 한국, 일본 등 역내 우방에 정말 나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한편 대만 자유시보 등은 행정원이 내년 국방예산을 올해 3676억 대만달러(약 15조9722억 원)보다 4.09% 증가한 3826억 대만달러(16조6239억 원)로 책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남석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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