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10代 4명이 집단폭행
경찰이 “보복 금지” 명령하자
피해자 신원 나오는 장면 올려

警, 엄중한 학폭 인식 집중수사
영상논란 일자 “반성하겠다”


10대 여학생 4명이 한 여학생을 집단폭행한 뒤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피해 학생의 얼굴과 이름이 나오는 폭행 영상을 SNS에 올린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이 여학생들에게 수사 사실을 알리며 ‘보복금지 명령’을 내렸으나 이들은 경찰 명령을 무시하고 나흘 만에 보복 영상을 SNS 두 곳에 동시 게재했다. 경찰은 ‘2차 폭행’이 가해진 엄중한 학교 폭력 사안으로 인식하고 집중 수사에 나섰다.

2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7일 오후 5시 52분 A 양 등 4명이 광주 서구 건물 옥상에서 B 양을 폭행했다는 목격자 C 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폭행 여학생 4명을 특정하고, 28일 전화를 통해 보복금지 경고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들 10대 4명은 경찰의 경고를 무시했다. 신고 닷새 뒤인 1일 0시 A 양은 본인의 SNS에 B 양을 벽에 몰고 수차례 가격하는 내용이 담긴 44초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을 보면, A 양은 B 양을 20차례가량 가격했다. 나머지 학생 1명은 폭행 영상을 찍고, 또 다른 3명은 언어폭력을 가했다. A 양은 “아파?”라는 질문을 8차례, “정신 차리라고”라는 말을 5차례 반복하기도 했다. 나머지 학생들은 “예쁘게 찍어, 다리 길게 나오게” “아이고 예쁘다” 등의 말을 했다.

경찰은 이 영상이 지난달 27일 폭행 당시 장면인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해당 일자 전후로 있었던 또 다른 폭행 장면을 담은 영상일 가능성도 확인하고 있다.

이 영상은 업로드 후 한 시간 만에 조회 수 2000여 회를 기록한 뒤 삭제됐다. A 양은 “사람 때리는 영상 내려주세요”라는 댓글이 달리자, “동생 놀아준 것”이라는 답글을 달기도 했다. 이후 2일 오전 A 양은 “심각성을 느끼고 반성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

경찰은 사건 이후 피해 학생과 목격자에 대해 조사 일정을 잡았으나, 이들은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폭행을 한 여학생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통상 학교폭력 사건은 피해 학생에 대한 조사 후 피의 학생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4명을 특정했고, 조사 예정”이라며 “피해자와는 조사일정을 재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학교폭력 사건은 지속 증가하고 있다. 교육부가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에 따르면, 학생 1000명당 언어폭력과 신체폭력 건수는 각 7.4명, 2.2명으로 2020년보다 2.5명, 1.0명 늘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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