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고물가 경제난에
反中 발언으로 보수표심 몰이
수낙 당선땐 첫 유색인종 총리
트러스 이기면 3번째 여성리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후임을 선출하는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과 리즈 트러스 외교장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수낙 전 장관은 영국 최초의 유색인종 총리를, 트러스 장관은 마거릿 대처·테리사 메이 전 총리에 이어 세 번째 여성 총리 자리를 노린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는 셈이다.

오는 9월 5일 약 16만 명에 달하는 보수당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승자가 결정되는데, 최종 경선을 한 달여 앞둔 1일 경선 분위기는 한마디로 ‘우향우 경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두 후보 모두 반(反)중국·러시아 발언을 쏟아내며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대처 전 총리를 표방한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정리하고 고물가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리더십을 보수당원들이 갈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BBC·가디언 등에 따르면 수낙 전 장관과 트러스 장관 모두 대중(對中) 강경 노선을 강조하고 있다. 과거 친중(親中)파로 분류됐던 수낙 전 장관은 이를 의식한 듯 지난달 24일 “중국이 국내외 안보에 있어 최대 위협이 되고 있다”며 국내 30곳의 중국 공자학원을 전면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되며 ‘중국문화 전파의 천병’이라고 불린다. 트러스 장관은 “존슨 총리보다 중국에 더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며 “수낙 전 장관은 지금까지 중국에 온화한 태도를 보여왔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도 양측 모두 “평화협상은 없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 보수 아이콘’인 대처 전 총리 마케팅을 통한 보수 유권자의 향수도 자극하고 있다. 수낙 전 장관은 “대처의 후계자가 돼 과감한 개혁에 나서겠다”며 분배보단 성장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첫 유세 장소도 대처 전 총리 고향인 그랜섬을 선택했다. 트러스 장관 측은 “수낙 전 장관은 ‘대처리즘’과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절하했다. 대처 전 총리를 연상케 하는 패션도 자주 선보인다. 이에 트러스 장관은 지난 2월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당시 검은색 털모자와 코트를 입었는데,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는 1987년 대처 전 총리가 모스크바를 찾을 때의 모습과 매우 유사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