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당국에 제소하기 전 이미 사업장이 폐업됐거나 정년이 도래했다면 근로자 지위가 사라져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를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노태악)는 육군 이발소에서 일했던 A 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A 씨는 2014년 육군의 한 사단 간부 이발소에서 1년 단위 근로계약을 맺고 일하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그러다 2018년 4월 사단 측이 이발소의 수익성을 이유로 폐쇄를 결정하면서 해고됐다. 이후 A 씨는 부당해고라며 노동위원회에 제소했지만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사업장 폐쇄로 구제이익이 소멸했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1심은 중노위 판단이 옳다고 봤지만, 2심은 A 씨 손을 들어줬다. 2심은 근로자가 노동 당국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제기해 해고 효력을 다투던 중 원직 복직이 불가능해도 구제 신청 자체는 유효하다는 판단을 한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삼았다. 대법원은 그러나“구제신청을 하기 전 근로자 지위에서 벗어난 경우까지 법리가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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