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국민고통지수’(misery index)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것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소비자물가가 오르면서 국민의 경제적인 어려움도 최고조에 달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국민고통지수가 높아지면 소비위축 등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 실업이 증가하면서 국민고통지수가 다시 높아지는 악순환(惡循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10월까지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국민고통지수는 3분기에도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민고통지수(소비자물가상승률+확장실업률)는 11.3으로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1)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확장실업률 또는 고용보조지표1은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지표로, 실업자와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주 36시간 미만 일하면서 추가 취업을 희망하고, 추가 취업이 가능한 사람)를 광의의 실업자로 보고 파악한 실업률이다.
올해 2분기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분기별 국민고통지수는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3%까지 치솟고, 당분간 6%가 넘는 고(高)물가가 이어질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3분기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앞으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의 침체 또는 둔화가 이어질 경우 소비자물가상승률뿐만 아니라 경기후행지표(경기 변동을 사후에 확인해주는 지표)인 확장실업률이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확장실업률이 아닌 실업률을 사용해서 산출한 분기별 국민고통지수(소비자물가상승률+실업률)도 올해 2분기 8.4로 사상 최고치였다.
한경연 분석 결과, 전년 동기 대비 국민고통지수 증가율이 1%포인트 높아지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0.13%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고통지수가 증가하면 가계의 구매 여력을 위축시켜 민간 소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현재 부족한 재정 여력 등으로 거시정책 운용에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기업의 활력 제고를 통한 경제의 총공급 능력 확충으로 물가를 안정시키고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 정책 측면에서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돈)을 줄이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고, 문재인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용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도 내년 예산안부터 ‘긴축 기조’로 돌아설 것을 공언한 상황에서 국민고통지수를 개선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것은 기업 활력 제고밖에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