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를 생각하면 항암치료 후에 머리가 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비니를 쓰고 문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올라. 그때 나는 어린 마음에 엄마가 마치 전쟁에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무섭고 싫었어. 지금은 엄마가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내 옆에 있어 준 덕분에 너무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는 것 같아.
나에게 엄마를 향한 감사의 이유를 묻는다면, 고민하지 않고 말할 수 있어. 그 어느 이유보다 엄마의 존재 그 자체가 나는 감사해. 엄마 냄새, 엄마 목소리 그리고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내 눈앞에, 그리고 내 곁에 계속 있다는 것이 말 그대로 감사 그 자체인 것 같아. 진심으로 언제나 고맙고, 사랑해 엄마!!
간혹 엄마가 내 옆에 앉아서 이미 과거에 용서해준 잘못도 다시 꺼내 열변을 토하듯 훈육과 잔소리를 할 때는 마치 귀에 딱지가 앉는 느낌이 들 때도 있어. 하지만 그런 말과 행동조차도 엄마가 내 옆에 있음을 나타내는 증표이자 소중한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는 그런 말들도 더욱 귀담아들을게!!
이런 마음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엄마의 생명의 불씨가 꺼져갈 때, 이 세상이 너무 원망스러웠어. 혼자 되는 느낌에 외롭고 무섭기까지 했어. 하지만 지금은 엄마에게 감사한 것처럼 엄마를 살려주신 의사 선생님, 의사 선생님이 계신 병원, 엄마가 병원에 있을 동안 더 챙겨주신 선생님, 할머니, 아빠, 이모들. 한 명 한 명 모두 줄줄이 이어나가 이 세상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것 같아.
100, 아니 100억이란 수도 부족할 정도로 엄마에게 감사한 마음이 가득한 나를 생각해서 앞으로는 엄마 스스로 엄마를 더 아끼고, 휴식이 필요할 때는 쉬어가면서 전처럼 몸을 너무 혹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결국 엄마의 존재에 대한 감사는 이 지구에 있는 모든 사람에 대한 감사와 연결돼 있는 것 같아. 나도 누군가에게 감사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더 멋진 유섭이가 돼볼게! 엄마, 내 옆에 오래오래 있어 줘!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