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글 = 김선규 선임기자
공원 산책길에서 자작나무 옹이와 눈이 마주쳤다.
마치 내 마음까지 들여다보는 듯 선명한 눈빛이다.
“너 많이 힘들구나.”
상한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았다.
열대야로 잠을 설치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괜히 집고양이에게 화풀이하고 나선 길이었다.
“응, 지금 좀 힘드네.”
주절주절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말을 하자
자작나무 눈이 반짝였다.
“이 상처는 내가 아팠던 흔적이야.”
“하지만 지금은 내 몸의 상처가 세상을 보는 눈이 되었어.”
돌처럼 단단해진 옹이를 어루만져주자
자작나무도 축 처진 내 어깨를 다독인다.
“힘내.”
마음이 통하면 모든 것이 통하나 보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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