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의원 과반인 것처럼 하려고 익명 동원한 수준 낮은 행동”
“목숨 위협받던 일제시대에도 독립선언서는 실명으로 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던 중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던 중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친윤(친윤석열)계 성향 초선 의원 32명이 지난달 30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당 지도부에 제출한 것을 두고 “초선 의원이 63명이라고 과반인 것처럼 하기 위해 32명을 채워서 익명까지 동원하는 수준 낮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리해서 앞으로 모든 내용은 기록으로 남겨 공개하겠다. 곧 필요할듯해서”라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3일 저녁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모든 난장판의 첫 단계인 초선 모임 성명서부터 살펴보니 익명으로 의원들이 참여해서 숫자를 채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익명 성명서에, 언데드 최고위에 어디까지 가나 봐야죠”라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익명으로 성명서 만들어서 발표하는 문화는 뭘까”라며 “목숨이 위협받던 일제시대에 독립선언서도 최소한 다 실명으로 썼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명으로 참여하신 분들도 왜 이름을 공개하지 못하나. 당에 무책임이 깃들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성명서를 익명으로, 비공개로 숫자를 채워서 어딘가에 올리는 이유는 언론에는 ‘몇 명 참여’로 발표해서 분위기 잡고 어딘가에는 ‘참여한 사람 명단’을 보고해야 할 이유가 있을 때, 그리고 그 와중에도 참여를 망설이는 사람들한테 ‘네 이름은 네가 보여주고 싶은 그분에게만 가고 대중에게는 공개 안 돼’ 라는 안도감을 주기 위함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난달 29일 배현진 최고위원이 사퇴한 후 일부 초선 의원은 ‘초선 의원 일동’이라는 명의로 비대위 전환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지도부에도 전달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달 2일 비대위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열기로 의결했다.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사퇴를 선언한 배현진·윤영석이 최고위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졌다. 이 대표는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적 하자를 계속 지적해 왔다. 비대위 출범이 현실화한다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취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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