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4일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이 방한했지만, 공항에 한국 측 의전 관계자가 아무도 안 나가 매우 불쾌해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외교에서 의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아마추어 외교가 빚은 부끄러운 참사”라고 지적했다. 오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처음이라서 아마추어 외교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것 같지만, 의전 참사를 지켜보는 국민은 답답하다”며 “이제라도 의전 참사를 수습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달라”고 했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휴가를 내고 서울에 머물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접견하지 않을 것을 비판했다. 박용진 후보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정부더러 ‘친중 굴종 외교’라더니 결국은 (윤 대통령도) 중국 눈치 보고 (펠로시 의장을) 안 만난 것 아닌가”라며 “미국 하원의장이 오면 휴가를 미루거나 휴가 중에 잠깐이라도 만나는 게 더 상식적인 일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강훈식 후보도 “서울에 있는 대통령이 휴가를 이유로 미국 의전 서열 3위 펠로시 의장을 외면하는 건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거기에 상대국 보란 듯이 연극 관람과 뒤풀이 인증사진을 올린 건 같은 국민으로서 보기 부끄럽다”고 했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의회에서 방문할 때 영접을 의회에서 나가서 한다는 게 세계 공통 의전 방식”이라며 “행정부에서 안 나간 건 당연하고, 국회에서 나가야 하는 게 원칙이라고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국회의장이 파트너다. 미국 국회의장이지 않나”라며 민주당 출신의 김진표 국회의장 측에 책임을 돌렸다. 하 의원은 “국회의장은 이 심각한 결례에 대해 펠로시 의장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실과 외교부, 국회의장실 모두 펠로시 의장 공항 영접을 나가지 않은 것에 대해 “미국 측과 사전에 조율된 것”이라며 수습을 시도했다. 국회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펠로시 의장이 미국을 떠나며 발표한 일정을 보면 방문지에 대만이 빠져있지 않았나. 미국 측에서 보안 등을 각별히 신경을 썼다”며 “(공항에 의전인력이 나가지 않은 건) 이런 부분들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외교적으로 예민한 사안이어서 한국 도착 시간에 대한 보안에 신경 쓰다 보니 의전을 생략한 것이라는 얘기다.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미국 측이 영접을 사양해 국회 의전팀이 공항 영접까진 하진 않는 것으로 조율이 된 상황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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