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첫 궤도선 발사 의미



핵연료 헬륨3 100만t 매장 추정
희귀자원 보고… 경제가치 부상
美 기지건설 등 각국 확보 나서

연료절감 ‘BLT 궤적’으로 발사
지구 넘어 먼 우주 향한 첫 발
유인착륙선은 국산 발사체 계획



다누리호는 한국이 본격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할 첫 도약이다. 달 궤도선이 성공한 다음에는 오는 2030년 이후 ‘한국판 아폴로 계획’인 유인(有人) 달 착륙선 발사가 예정돼 있다. 이번에 다누리는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달로 향했지만, 달 탐사 2단계인 유인 달 착륙선은 누리호를 개량한 한국형 발사체로 쏘아 올린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태극기를 단 한국형 달 탐사선 다누리의 무사 발사는 한국의 우주개발 수준이 발사체와 인공위성 제작 등 지구 궤도를 맴도는 ‘얕은’ 우주에서 태양계 바깥을 향하는 ‘먼’ 우주로 첫발을 디뎠다는 역사적 의의를 가진다.

◇헬륨3·희토류 우주 광물 확보전쟁 = 국제사회에서 달 탐사 붐이 다시 부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미국이 50여 년 만에 2025년 유인 달 착륙 등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를 가동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첫째, 달의 경제적 가치에 주목한다. 헬륨3·희토류 등 달에 있는 희귀자원이 경제성 있는 재화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한국은 중수소와 헬륨을 태우는 핵융합 기술에서 세계 선두권에 서 있다. 달에 약 100만t 이상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헬륨3는 핵융합 시 1g으로 석탄 40t의 에너지를 내는 고효율 연료다. 만약 100t만 있으면 인류 전체의 1년 치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다. 3대의 카메라로 달을 샅샅이 훑는 이유이다. 둘째, 달은 지구의 과거를 연구하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대기가 희박하고 진공 상태라서 45억만 년 전 지구와 달이 탄생할 때의 비밀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심우주 탐사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중력이 약해 적은 연료로 로켓을 쏠 수 있고 달에 이미 존재가 확인된 물을 분해해 인간 거주시설을 운영할 수도 있다. 향후 화성을 비롯한 다른 행성으로 탐사를 출발하는 중간 기지 내지 정거장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심우주 항행기술도 확보 = 다누리는 발사 후 지구를 한 바퀴 돈 다음 중력을 최대한 이용해 연료를 절감하는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Ballistic Lunar Transfer)’ 궤적을 따라 약 4.5개월 간의 달 여행을 시작한다. BLT 궤적은 다른 궤적에 비해 이동 거리가 길지만, 지구와 태양의 중력을 활용해 이동하므로 연료를 25%가량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 12월 중순 달 상공에 도착해 몇 차례 선회 비행을 거쳐 고도 100㎞의 목표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 한국은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이 된다. 또 세계 최초로 달 표면 전체 편광 지도 제작, 달∼지구 간 우주인터넷 통신 시험 등 ‘최초 임무’들을 수행함으로써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한다.

다누리는 목표 일정인 오는 12월 16일 달 궤도로 1차 진입한 후 12월 31일 달 100㎞ 상공에서 2023년 신년 메시지 전송도 할 예정이다. 다누리에는 나사(미 항공우주국)의 섀도캠(달 영구음영지역 촬영카메라)을 포함해 한국산 편광카메라 등 총 6종의 탐사 장비가 탑재돼 달의 숨은 비밀을 파헤칠 계획이다. 미국은 섀도캠을 탑재해준 대가로 심우주 통신네트워크(DSN)와 심우주 항행기술을 지원한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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