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서 ‘이건희컬렉션… 이중섭’ 展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 중의 한 사람인 이중섭(1916∼1956)의 그림 100여 점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12일부터 서울관에서 여는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이중섭’전이 그것이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에게서 기증받은 작품(총 1488점) 중 이중섭 그림 90여 점과 미술관의 기존 소장품 10점을 모아서 선보인다.
작년 4월 이 회장 유족은 이중섭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에 104점, 제주 서귀포 이중섭미술관에 12점, 광주시립미술관에 8점 기증했다.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이중섭 원화를 이렇게 많이 기증한 것도 놀라웠지만, 작품을 엄선해서 수집하기로 유명한 이 회장이 이중섭을 얼마나 애호했는지 새삼 드러나 미술계를 흥분시켰다.
MMCA는 이번 특별전에서 LA 카운티 미술관(LACMA) 한국근대미술전, 지방 순회전 등에 출품되는 것 등을 제외하고 기증품 대부분을 전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어느 수집가의 초대’전에 출품돼 있는 ‘황소’는 이달 31일 전시가 끝난 후 보존 상태를 점검해서 이번 특별전에 추가할지 여부를 정한다.
전시는 이중섭의 작품 세계를 1940년대 전반부와 1950년대 후반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전반부는 일본 유학시기와 북한 원산에서 작업한 연필화와 엽서화를 보여준다. 후반부는 통영, 서울, 대구 등에서 그린 전성기 작품과 은지화, 편지화 등으로 꾸몄다.
‘소년’ ‘나뭇잎과 두 아이’ ‘상상의 동물과 여인’ ‘다섯 아이와 끈’ ‘가족을 그리는 화가’ 등도 볼 수 있다. 이중섭 특유의 천진한 상상력뿐만 아니라 떨어져 사는 가족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느낄 수 있다.
대표작 ‘흰소’는 LACMA 전시에 나가야 해서 이번에 못 보지만, 대신에 ‘소와 여인’ 드로잉 작품이 그의 ‘소 마니아’들을 위로할 것으로 보인다. MMCA 측은 “비루한 현실에서도 이상을 그리던 화가 이중섭의 삶과 예술이 이건희 컬렉션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닿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내년 4월 23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예정일 2주 전부터 MMCA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현장 접수는 일별 총인원(평일 420명, 야간 개장일 600명)에 따라 선착순 마감한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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