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직장 고수 - 송진웅 신한이지손해보험 보험업무팀장
골프는 확률을 높여가는 게임
거리감각 유지위한 연습루틴
탄탄한 체구에 비거리 250m
‘팀 타이틀리스트챌린지’ 가입
30명의 아마추어 고수에 뽑혀
골프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죠
송진웅(50) 신한이지손해보험 보험업무팀 팀장은 싱글 골퍼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연습장을 찾을 때마다 매번 90분가량 연습한다. 그의 연습 방법은 간단하지만 상당한 집중이 필요하다. 가장 짧은 웨지부터 10m 간격으로 거리를 늘려 풀 스윙까지 끊어서 치는 연습을 한 뒤에는 점차 긴 채로 바꿔가며 드라이버까지 모든 채를 같은 방법으로 연습한다. 그러고는 다시 역순으로 드라이버부터 웨지까지 같은 연습을 반복한다. 일정하게 거리를 내는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연습 루틴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송 팀장은 “골프는 다양한 옵션 중에 가장 높은 확률을 선택하는 게임”이라며 “웨지는 절대 풀 스윙을 하면 안 된다. 거리를 내려는 목적이 아니라 정확하게 목표한 지점에 붙이기 위해 사용하는 클럽이기 때문에 원하는 거리까지 공을 보내는 연습에 많은 시간을 쓴다”고 설명했다. 보험 계약 관리와 보험 사기 적발 등 업무를 총괄하는 직책인 만큼 골프 연습도 업무처럼 철저하다.
송 팀장이 골프에 입문한 것은 대학원 졸업 후 외국계 기업에 몸담았던 2000년대 초반이다. 당시 미국 본사에서 두 달 동안 교육받을 기회가 있었고, 선배의 추천으로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골프는 비싼 운동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터라 제대로 배우지 않았다. 그저 골프장의 잔디를 한번 밟아봤다는 점에 의미를 둘 정도의 가벼운 경험이었다. 제대로 골프의 세계에 빠진 것은 2005년부터다. 회사를 옮긴 뒤 업무를 위해 골프를 해야 할 상황이 되자 본격적으로 배우겠다는 마음을 먹고 급히 40일가량 속성으로 레슨을 받고 필드에 나갔다.
송 팀장은 스스로 운동신경이 좋지 않다고 평가한다. 대신 대학 시절 ROTC 장교 임관을 준비하며 열심히 운동했던 덕에 남들보다 근력은 좋다고 자부한다. 177㎝, 84㎏의 탄탄한 체구에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를 250m나 보내 남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산다. 부족한 운동신경을 만회하기 위해 외국의 골프 서적과 DVD, 연습 기구 등을 구입해 이론을 열심히 공부하고 몸으로 익히려 노력한 결과다. 그 덕분에 아마추어 레귤러티인 화이트티를 기준으로 보기 플레이어 수준의 실력을 만들었다.
송 팀장이 단순한 보기 플레이어 이상의 골프 실력을 갖게 된 것은 2013년 ‘팀 타이틀리스트 챌린지’라는 모임에 가입한 이후다. 타이틀리스트 클럽을 사용하던 그는 우연히 접한 팀 타이틀리스트 챌린지 모집 광고를 보고 응모해 30명의 아마추어 골프 고수 중 한 명으로 뽑혔다. 이때를 ‘골프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한 송 팀장은 “30명 중에 10명은 블랙티에서 언더파를 칠 정도의 아마추어 최고수였고, 10명은 블루티에서 싱글을 치는 상급자였다. 나는 그저 타이틀리스트를 좋아하는 아마추어였는데 운이 좋았다”면서 “팀 타이틀리스트 챌린지 모임에서 블랙티와 블루티를 처음 경험하고 문화 충격을 받았다. 선발된 30명 모두가 사는 동네나 직장에서 골프를 가장 잘한다는 사람들이었던 만큼 이들과 어울리며 내 골프가 더욱 깊어졌다”고 설명했다.
프로대회에서나 사용하는 블랙티에서 고수들과 어울리며 자신의 골프백에 담긴 골프채 14개를 고루 사용하는 경험은 마치 잘 차려진 만찬을 즐기는 듯한 새로운 재미를 줬다. 화이트티에서 라운드를 즐길 때와는 완전히 다른 신세계였다. 자주 어울렸던 친구들보다 골프 실력이 낫다고 자부했지만 자신보다 더 뛰어난 실력자를 만나 자극을 받았다. 송 팀장은 “팀 타이틀리스트 챌린지에 처음 선발됐을 때 나와 실력이 비슷했던 멤버가 몇 년 만에 나보다 훨씬 뛰어난 골프 실력을 자랑하는 걸 보고 있으면 동기부여가 안 될 수가 없었다. 열심히 연습한다고 해도 자기만족을 할 수 없는 이유”라고 활짝 웃었다.
고수들과 모임을 통해 보기 플레이어 수준의 실력을 싱글 골퍼까지 업그레이드한 송 팀장의 라이프 베스트는 76타.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의 대회장이었던 충북 음성의 레인보우힐스에서 경험했다. 선수들도 어려웠던 난도 높았던 대회 코스에서 대회가 열리기 직전 76타의 수준급 실력을 뽐냈다. 모든 골퍼가 바라는 홀인원은 아직 만나지 못했다. 그래도 매년 서너 번씩 이글을 기록하는 만큼 언젠가는 홀인원의 행운이 찾아올 거라는 기대를 놓지 않는다.
송 팀장의 골프는 이제 자신을 넘어 가족까지 향하고 있다. 최근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아내에게 건강 회복을 위해 골프를 추천한 것. 자녀들이 결혼해 가정을 이룰 때까지 건강하게 살겠다는 목표를 위해 자신은 물론, 아내와도 골프를 통해 행복을 맛보겠다는 의지다. 송 팀장은 “골프도, 인생도 잘된다고 교만하지 않고, 잘되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모두에게 좋았던 동반자로 기억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해 직장에서도, 필드에서도 노력하다 보면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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