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이득지수 15 넘어 ‘압도’ 1R 1홀 ‘쿼드러플 보기’에도 PGA 우승한 건 40년來 처음 특별임시회원 자격으로 출전 회원·페덱스컵 자격까지 얻어
김주형이 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투어 윈덤챔피언십 마지막 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AP연합뉴스
“정말 바라던 우승…이렇게 갑자기 올 줄은 몰랐다.”
김주형이 2000년대 출생 선수 중 가장 처음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우승한 비결은 정교한 퍼트와 대범함이었다. 김주형은 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컨트리클럽(파70)에서 막 내린 PGA투어 윈덤챔피언십(총상금 730만 달러)에서 합계 20언더파 260타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했다. 4라운드에만 이글 1개, 버디 8개, 보기 1개로 9타를 줄여 임성재와 재미교포 존 허(이상 15언더파 265타)와 격차를 5타까지 벌렸다.
김주형은 4라운드에 드라이버 정확도 75.00%, 그린 적중률 93.33%로 상위권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김주형의 우승을 이끈 포인트는 정확한 퍼트였다. 4라운드의 퍼팅 이득 지수가 4.503에 달하는 등 4일간 퍼팅 이득 지수는 무려 15.393으로 단연 1위다. 이번 주 퍼팅으로만 경쟁 선수보다 15타 넘게 줄였다는 의미다. 김주형은 “지난주부터 퍼트가 좋았다”면서 “찬스도 많이 만들어야 하지만 결국은 퍼트가 들어가야 한다. 퍼트가 좋았지만 더 잘하려고 집중하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정확한 퍼트 덕에 윈덤챔피언십에서 가장 많은 24개의 버디를 챙겼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김주형은 1라운드 1번 홀(파4)에서 4타를 잃는 쿼드러플 보기로 시작했다. PGA투어에 따르면 1983년 매 홀의 성적을 추적, 기록하기 시작한 이래 첫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 이상의 부진한 성적으로 출발하고도 우승한 선수는 김주형이 처음이다.
PGA투어 역사상 대회 중에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고도 우승한 건 1983년 휴스턴오픈의 데이비드 그레이엄(호주), 2003년 와코비아챔피언십의 데이비드 톰스, 2009년 투어챔피언십의 필 미켈슨(이상 미국), 2016년 혼다클래식의 애덤 스콧(호주)에 이어 김주형이 5번째다.
어린 나이에도 대범하게 큰 실수를 극복한 김주형은 “첫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 우승을 할 줄은 몰랐다. 샷이 좋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남은 홀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만 했다”고 빠르게 반등한 비결을 소개했다.
김주형은 PGA투어 특별임시회원 자격으로 출전한 윈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즉시 PGA투어 회원 자격을 확보한 것은 물론, 다음 주부터 개막하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출전 자격까지 얻었다. 이번 주 우승으로 페덱스컵 랭킹 포인트 500을 추가해 페덱스컵 랭킹 34위(917)가 되며 플레이오프 2차전 BMW챔피언십까지 출전할 수 있는 순위에 올랐다. 또한 세계랭킹은 껑충 뛰었다. 김주형은 지난주 34위에서 13계단 상승한 21위까지 올라갔다. 21위였던 임성재는 20위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