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남 ‘속도 조절론’꺼내
특별의회 의원 선출조차 못해
1단계 사업 7조 예산확보 난항
이달말 실효성 연구결과 관건


수도권 일극(一極)체제에 대응해 지난 4월 전국 처음으로 출범한 ‘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메가시티)’ 운영이 광역 지방자치단체 간 이견으로 사실상 중단됐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1월 업무가 시작돼야 하지만 실무 분야 일부 준비 외에는 중요 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8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부산 등 3개 시·도 의회는 부울경 특별연합 운영을 위해 각각 9명씩 27명의 특별연합 의원으로 특별의회를 구성해야 하지만 아직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의원 선출조차 되지 않아 특별연합 행정기구 설치 및 사무처리 조례 등 자치법규 제정이 4개월째 중단된 상태다. 행정안전부도 137명 규모의 조직·인력·예산 등에 대한 승인을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단계 30개 선도사업을 처리할 예산 7조 원도 순차적으로 확보해야 하지만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내년부터 초광역 대중 교통망 구축 등 21개 분야 126개 사무처리를 하려면 준비 일정이 빠듯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끝나는 6월 말이면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는데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의장단 구성과 함께 부울경이 1년 4개월씩 맡기로 한 단체장의 취임 순번 선정 등도 합의해야 한다. 특히 특별연합 청사 위치에 대해선 입장 차가 뚜렷하다.

이 같은 절차 지연의 근본 원인은 부산 흡수에 대한 울산과 경남의 두려움 때문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특별연합은 수도권에 대응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만큼 가덕도신공항, 진해신항만처럼 울산에도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속도 조절론’을 들고 나왔다. 박완수 경남지사도 “특별연합이 출범하면 경남 지역의 불균형이 심화할 우려가 크다”며 정부의 권한 및 재정이관을 특별법 등을 통해 공식화한 후 출범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문제는 이 같은 각 지역의 실효성을 따지는 연구용역이 독자적으로 진행돼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더욱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울산연구원과 경남연구원은 ‘특별연합을 출범시키는 것이 지역에 실익이 있느냐’는 주제의 용역을 수행 중이며 이달 말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부산은 다소 다른 입장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울경이 서로 도움이 되는 사업 위주로 진행해왔고 이미 70개 과제에 35조 원에 해당하는 예산과 사업을 중앙정부로부터 사실상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큰 줄거리 내에서는 울산과 경남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행정조직보다는 모두가 필요한 사업 위주로 접근하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밝혀왔다. 부산시 관계자는 “의회가 구성되면 바로 추진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와 예산 편성 등에 대한 실무준비는 하고 있어 빠른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기현·울산=곽시열 창원=박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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