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린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지난 6일 밴드 잔나비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관객들은 깃발을 흔들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페스티벌을 즐겼다.   2022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제공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린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지난 6일 밴드 잔나비가 공연을 펼치고 있다. 관객들은 깃발을 흔들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페스티벌을 즐겼다. 2022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제공


■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3년만에 열린 ‘오프라인 축제’
관객 13만여명 몰려 자유 만끽
美밴드 ‘뱀파이어 위켄드’부터
국내 잔나비 히트곡 나오자 열광
한국 대표 록 축제 자존심 지켜


인디밴드 새소년의 공연이 한창이던 때, 관객들이 갑자기 커다란 원을 만들었다. 하나, 둘, 셋… 쿵! 서로의 몸이 세게 부딪쳤다. 록 페스티벌의 꽃, ‘슬램’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2년간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돌아왔다. 이 페스티벌은 댄스, 힙합, EDM이 득세하는 시대 속 열악한 록 시장의 마지막 구원투수 역할을 해온 국내 대표 록 축제. 지난 6일 찾은 페스티벌에서는 ‘슬램’과 ‘떼창’도 부활했다.

페스티벌이 열린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은 정오부터 관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폭염 속에도 사람들은 출입구 앞에 길게 늘어서 차례차례 행사장에 입장했다. “희노애락앤롤” “락페가 장난이야? 놀러왔어?” “건강하고 효도하자 내일부터” 등 재치있는 문구가 담긴 깃발들이 펄럭였고 가슴을 울리는 드럼 소리와 거친 기타 소리가 공연장을 찾은 이들을 들뜨게 했다.

5분만 서 있어도 온몸이 끈적해지는 더운 날씨에 관객들은 연신 부채질을 해댔고 챙 넓은 모자와 손풍기(휴대용 선풍기), 넥밴드 선풍기 등 각양각색의 피서 아이템을 장착한 채 공연장을 누볐다. 아예 해열패치를 이마에 붙이고 다니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주최 측은 발생할 수 있는 온열질환자에 대비해 냉방 장치를 구비해 놓은 ‘의료쿨존’을 운영했고 관객들은 틈틈이 그곳에서 더위를 피했다. 피크닉존에 돗자리를 펴고 앉은 임경건(35) 씨는 “덥긴 하지만 이런 게 여름 감성 아니겠나. 온라인이 아니라 이렇게 오프라인 행사로 즐길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면서 얼굴과 팔에 연신 선크림을 발랐다.

딸 이서윤(7) 양과 함께 공연을 즐기러 온 장일영(35)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바깥 활동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던 딸에게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어서 왔다”며 “우리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무대를 보기 위해 스탠딩석 맨 앞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온은 30도를 웃돌았고 늦은 저녁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인 뱀파이어 위켄드의 무대가 펼쳐질 때엔 비까지 왔지만 관객들의 열정을 막진 못했다. 관객들은 서로 몸을 부딪치는 슬램, 낯선 사람의 허리를 잡고 기차를 만들어 빙글빙글 도는 기차놀이를 한껏 즐겼다. 김민재(34) 씨는 “팬데믹 전에 이곳을 거의 매년 찾았다. 2년 동안 (대면) 행사가 열리지 않아 너무 답답했는데 이제야 제대로 노는 것 같다. 이게 진짜 페스티벌”이라고 말했다.

관객들은 저마다 고개를 흔들고 춤을 추며 목청껏 노래를 따라불렀다. “2014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제일 작은 무대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 오늘 펜타포트는 우리가 가져간다!”고 외친 잔나비는 대표곡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 없지만’과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이었나요’ 등을 불렀고 관객들은 ‘떼창’했다.

사흘 동안 열린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찾은 관객 수는 모두 13만여 명. 페스티벌 이틀째인 이날에만 5만여 명이 몰렸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상황 속 공연주최 측은 코로나19 방역에도 크게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티켓 부스와 입구 등에 방역 게이트가 설치됐고, 모든 관객을 대상으로 입장 시 발열체크를 했다. 방역과 안전 관리 등에 투입된 인력은 440명으로 역대 최다다. 50명 이상이 모이는 공연이기에 마스크 착용은 필수였지만 무더운 날씨에 마스크를 벗고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하우스 오브 원더’ 등 음악축제 잇단 포문

3년 만에 재개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필두로 대형 음악 페스티벌이 일제히 포문을 연다.

6∼7일에는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신생 뮤직 페스티벌인 하우스 오브 원더가 열렸다. ‘젊은 페스티벌’을 표방하는 이 공연에는 미국 가수 코넌 그레이와 영국 3인조 팝 밴드 뉴 호프 클럽을 비롯해 톰 미시, 이모셔널 오렌지스 등이 참석했다. 국내 가수 중에서는 지코와 기리보이, 이센스, 콜드, 자이언티가 무대를 장식했다.

올해 16주년을 맞이한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도 3년 만에 기지개를 켠다. 오는 11∼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리며 캐시캐시, 설리번 킹, 돈 디아블로, 비니비치 등이 초청받았다.

그 배턴은 13∼14일 서울 난지한강공원 젊음의 광장에서 열리는 ‘2022 청춘썸머나잇’이 이어받는다. 여름밤과 청춘을 접목한 이 공연에는 어반자카파, 이하이등이 참여한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인천=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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