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재 의원실 지적…나쁜 임대인 186명 중 114명은 여전히 임대사업자
보증사고 2689건 내고도 회수액은 대위변제액의 12% 수준 그쳐


서울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유리창에 붙어있는 부동산 임대차 광고. 문화일보 자료 사진
서울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유리창에 붙어있는 부동산 임대차 광고. 문화일보 자료 사진

세입자의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반환하지 않아 집중관리 대상에 포함된 ‘나쁜 임대인’ 상당수가 임대사업자로 세제 혜택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 미반환으로 세입자에게 피해를 준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시켜야 하지만, 전세 보증사고일 경우 제재 근거가 없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중 관리하는 나쁜 임대인 186명 중 61%인 114명이 여전히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말소된 인원은 28명에 불과하다.

HUG는 보증사고를 낸 임대인 중 보증사고 3회 이상·상환의사가 없는 자·최근 1년간 상환이력 부재·2억 원 이상의 채무자에 해당하는 186명을 집중관리 채무자로 관리해 왔다. 이들 나쁜 임대인들은 올 4월 기준으로 3083건의 보증사고를 냈다. HUG가 대신 보증금을 돌려주는 대위변제액이 6311억 원이나 됐지만, 나쁜 임대인으로부터 회수한 금액은 929억 원에 불과하다. 특히 말소되지 않은 임대사업자가 낸 보증사고는 올 4월 기준 2689건이다. 대위변제액이 5636억 원에 달하지만, 회수된 금액은 725억 원으로 변제액의 1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나쁜 임대인이 전세보증금 사고를 내고도 말소되지 않은 이유는 HUG의 대위변제 제도에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은 임차인이 보증금 반환소송에서 승소하거나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중재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임대인이 이를 이행하지 않아 임차인에게 명백히 피해를 발생시켰을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등록 말소가 안 된 나쁜 임대인 114명은 HUG가 보증금을 대위변제하고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으로, 말소 요건인 ‘법원 등의 판결’이 전제되지 않아 여전히 임대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이들은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른 지방세 감면, ‘종합부동산세법’에 따른 종부세 과세표준 합산 배제,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소득세 또는 법인세·양도소득세 감면 등 혜택을 받고 있다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김 의원은 “악의적으로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 온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토부는 등록 말소요건에 해당하지만 제도 미비로 방치된 임대사업자 실태를 조속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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